세계적인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어디까지 나아갈까. BTS는 24일 새 앨범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를 내고, 다음 날 서울 올림픽주경기장 공연을 시작으로 전 세계 16개 도시, 33회에 걸친 월드투어에 들어간다. 앨범은 이미 국내 선주문만 151만 장을 돌파해 역대 앨범 기록을 넘었고, 월드투어는 K-팝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전석 매진은 기본이고 한국 가수의 첫 스타디움 공연도 놀랍다. 10월 이들이 서는 뉴욕 시티필드 무대는 폴 매카트니, 레이디 가가 등 해외 톱스타 중에도 극소수만이 공연했던 곳이다. 이들은 월드투어로 최소 8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간접수출 및 유발효과는 1조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 세계가 경이롭게 주목하는 강력한 팬덤이 있으니, 새 앨범의 빌보드 상위 진입은 예정된 일로 보인다. 이들은 이미 지난 5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로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했다. 이번엔 싱글 순위인 ‘핫100’에서 몇 위까지 올라갈지가 관심사이다. BTS의 활동을 한국인의 문화정복인 양 바라보는 것이 불편하긴 하지만 이들이 내딛는 걸음이 곧 우리 문화의 지형과 시선 확대이니 지치지 말고 좀 더 멀리까지, 누구도 못 가본 더 먼 곳까지 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BTS뿐만이 아니다. 웹툰 레진코믹스는 미국에서 마블과 DC를 제치고 올해 2분기 연속 구글플레이 정상에 올랐다. ‘어벤저스’ 군단의 마블과, 슈퍼맨과 배트맨의 DC라는 미국 만화 엔터테인먼트 양대 산맥을 누르고, 한국 웹툰 플랫폼이 미국 시장에서 최고 매출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6월까지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지난 5월 마블의 신작 영화 ‘인피니트 워’가 흥행몰이했던 기간뿐이었다.
이들의 성취가 유난히 눈에 들어온 것은 최저임금 후유증으로 인한 ‘고용절벽’ 앞에 더 확실해진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와 신성장동력 부재라는 현실 때문이다. 엄청난 재정 투입에도 일자리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과 달리, 문화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훨씬 적은 정부 재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민간부문의 경쟁력으로 많은 결과를 거두고 있다.
이미 세계 콘텐츠 산업의 시장규모는 1조9860억 달러로 자동차(1조3000억달러)와 정보기술(IT·9000억 달러)을 넘어섰다. 세계 콘텐츠 시장은 지난 5년간 평균 5.6% 증가했고, 앞으로 매년 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문화산업은 언제나 소비재의 수출이나 IT 기기 같은 제조업의 동반성장을 견인해 왔다. 고용 유발효과 면에서도 반도체나 자동차 산업을 넘어선 지 오래고, 29세 이하 청년종사자 비중은 30.6%로 전 업종 평균(16.1%)의 두 배에 이르는 젊은 산업이다.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새로운 디바이스, 새로운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면서 콘텐츠 시장의 본격 확대가 임박했다. 미래 사업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지금은 로봇,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같은 기술에 집중돼 있지만, 문제는 그 안에 담길 콘텐츠이다. 다행히도 BTS나 웹툰, 드라마 등에서 거둔 성취는 한국의 문화·콘텐츠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다. 문화 산업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
c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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