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를 잡다 / 아르놀트 판 더 라르 지음, 제효영 옮김 / 을유문화사

네덜란드의 현직 외과 전문의가 수술사의 변곡점들을 실제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흥미롭게 보여 준다. 다양한 전문가에 의한 분야사라는 점에서 반갑다.

암살범이 쏜 총에 맞아 뇌의 일부가 사라진 채로 수술실에 도착한 J F 케네디 미국 대통령과 그를 맞은 의사들의 긴박감 넘치던 수술 현장, 포피에 생긴 문제 때문에 7년이 넘도록 아내 마리 앙투아네트와 진짜 부부가 되지 못했던 루이 16세, 출산의 고통을 참지 못해 수술에 마취가 도입되는 결정적 계기를 만든 빅토리아 여왕, 엄지발가락에 생긴 상처와 종양 때문에 유명을 달리하게 된 음악가들인 장바티스트 륄리와 밥 말리, 대동맥류에 걸리고도 예상보다 7년을 더 살아 ‘수술의 상대성’을 보여 준 아인슈타인 등의 수술 이야기를 풀어낸다.

인물 전기, 역사 자료, 인터뷰, 기사 등에 저자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더해 인상적인 의학 역사로 남겼다. 질식, 쇼크, 비만, 복막염, 마취, 뇌졸중 등 갖가지 질병을 치료했던 외과 의사들의 분투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데다 수술 장면은 영상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다. 488쪽, 1만98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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