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서울주택 4596건 사들여
강남구만 777건… 388% 폭증

올 집값 서울 5%↑ - 경남 7%↓


전문직에 종사하는 남편과 함께 강원 원주시에 사는 40대 여성 김모 씨는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A 아파트 전용면적 59㎡를 11억 원에 사들였다. 준공된 지 20년 가까이 됐고, 1년 전보다 1억 원이나 가격이 올랐지만 아파트 상태 한 번 보지 않고 그대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정부 규제 이후 강남 아파트 매물 자체가 귀해지는 바람에 언제 또 기회가 올지 모른다고 판단해서다. 김 씨에게 집을 판 주인은 이 아파트를 8억 원에 매입해 3억 원의 시세 차익을 거뒀다. 김 씨가 아파트를 계약한 지 한 달 만에 집값은 3000만 원 또 올랐다.

정부가 주거 안정을 약속하며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벌인 지 1년 만에 자산 시장의 ‘빈익빈 부익부’는 오히려 심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서울은 강남·강북 할 것 없이 집값이 치솟고 있는 반면, 지방은 경기 침체에 더해 집값까지 고꾸라지며 ‘초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 집값이 오르면서 여유 자금이 넉넉한 지방 큰손들의 서울 원정 투자도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 24일 한국감정원의 매입자거주지별 주택거래 현황에 따르면 7월 한 달 동안 외지인(관할 시도 외 거주자)의 서울 주택 매입은 4596건으로 6월(3018건)보다 무려 52% 급증했다. 양도소득세 중과(무겁게 매기는 것) 시행 직전인 3월 7195건까지 치솟았던 외지인의 서울 주택 매입 건수는 4∼6월 3000건대에 머물다가 4개월 만에 4000건대로 올라섰다. 특히 강남구의 경우 전달 159건에서 7월 777건으로 388% 폭증했다. 2006년 1월 통계 작성 후 사상 최대치다.

지방에서 서울로의 원정 투자를 부추기는 지역 간 집값 양극화는 올해 들어 더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한국감정원의 지역별 누적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지방은 2.64% 하락한 반면, 서울은 5.10% 올랐다. 1년 전의 경우 지방은 0.13% 떨어지고 서울은 3.02% 올랐었다. 올해 서울이 5%대 오른 사이 경남(-6.96%), 울산(-6.78%) 등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0곳의 집값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규제 일변도 주택 정책이 오히려 시장의 반란만 불러왔다고 지적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민을 살리겠다고 내놓은 규제들이 오히려 서민 잡는 정책이 되고 있다”며 “과도한 수요 억제책은 초단기적으로 약간의 반응만 나올 뿐 효과가 없으며 시장만 왜곡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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