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금지품목 10억 北반출
지난달 “제재예외 협의” 말하다
이달 들어 합의없이 전기 보내
이번주엔 “제재대상 아냐” 강행
韓·美 근본적 신뢰관계 ‘흔들’
北核협상 ‘코리아 패싱’ 우려
미국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에 거듭 난색을 표하고 있는데도 문재인 정부가 개소를 강행키로 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 공조에 중대한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북제재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미국과 제재 면제를 협의하다가, 미국이 불편함을 드러내자 아예 제재 면제 대상이 아니라고 말을 바꾸면서 양국의 근본적인 신뢰 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미 동맹에 균열이 생길 경우 미국이 향후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코리아 패싱’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남북사무소가) 제재 위반인지 아닌지 분명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미국 입장과는 별개로 ‘남북사무소는 대북제재 위반이 아니다’라고 판단, 이르면 다음 주 개소를 강행할 방침이다. 이는 8월 중순까지 남북사무소가 제재 면제를 받을 수 있도록 미국·유엔과 협의하겠다고 말한 입장을 바꾼 셈이다. 실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7월 23일 방미 직후 기자 브리핑에서 “남북 사업에 필요한 대북제재 예외 인정이 필요하다”면서 미국과의 협의에 방점을 뒀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박선원 국정원장 특별보좌관도 7월 26∼29일 미국을 방문해 남북사무소의 제재 면제 방안을 고위 당국자들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제재 면제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던 정부는 8월 중순 미국과 합의 없이 개성 지역에 전기를 보내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에서 “며칠 후면 남북사무소가 문을 연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2일 “남북사무소가 대북제재 위반인지 여부는 큰 물결에 걸림돌이 되거나 장애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 자체가 너무 협소한 문제”라고 쐐기를 박았다. 이 때문에 미 국무부가 23일 남북사무소의 제재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우리 정부의 남북사무소 개소 강행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제재 면제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사무소 개·보수 공사 등을 위해 정부가 북한으로 반출한 유엔 제재 금지 품목이 195t(총 11억 원 상당)에 달하는 것도 문제다. 기존에 알려진 석유·경유 80만t 이외에도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가 금지한 HS(품목명) 코드 9개에 해당하는 철강, 구리, 니켈, 알루미늄 제품 등이 반출됐다. 또 정부가 제재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전기’는 북한과 경계를 맞대고 있는 한국과 중국 외에 다른 나라는 북한에 보낼 수 없는 품목이라는 점에서, 한국이 노골적으로 대북제재의 우회로를 개발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지난달 “제재예외 협의” 말하다
이달 들어 합의없이 전기 보내
이번주엔 “제재대상 아냐” 강행
韓·美 근본적 신뢰관계 ‘흔들’
北核협상 ‘코리아 패싱’ 우려
미국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에 거듭 난색을 표하고 있는데도 문재인 정부가 개소를 강행키로 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 공조에 중대한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북제재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미국과 제재 면제를 협의하다가, 미국이 불편함을 드러내자 아예 제재 면제 대상이 아니라고 말을 바꾸면서 양국의 근본적인 신뢰 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미 동맹에 균열이 생길 경우 미국이 향후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코리아 패싱’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남북사무소가) 제재 위반인지 아닌지 분명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미국 입장과는 별개로 ‘남북사무소는 대북제재 위반이 아니다’라고 판단, 이르면 다음 주 개소를 강행할 방침이다. 이는 8월 중순까지 남북사무소가 제재 면제를 받을 수 있도록 미국·유엔과 협의하겠다고 말한 입장을 바꾼 셈이다. 실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7월 23일 방미 직후 기자 브리핑에서 “남북 사업에 필요한 대북제재 예외 인정이 필요하다”면서 미국과의 협의에 방점을 뒀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박선원 국정원장 특별보좌관도 7월 26∼29일 미국을 방문해 남북사무소의 제재 면제 방안을 고위 당국자들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제재 면제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던 정부는 8월 중순 미국과 합의 없이 개성 지역에 전기를 보내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에서 “며칠 후면 남북사무소가 문을 연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2일 “남북사무소가 대북제재 위반인지 여부는 큰 물결에 걸림돌이 되거나 장애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 자체가 너무 협소한 문제”라고 쐐기를 박았다. 이 때문에 미 국무부가 23일 남북사무소의 제재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우리 정부의 남북사무소 개소 강행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제재 면제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사무소 개·보수 공사 등을 위해 정부가 북한으로 반출한 유엔 제재 금지 품목이 195t(총 11억 원 상당)에 달하는 것도 문제다. 기존에 알려진 석유·경유 80만t 이외에도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가 금지한 HS(품목명) 코드 9개에 해당하는 철강, 구리, 니켈, 알루미늄 제품 등이 반출됐다. 또 정부가 제재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전기’는 북한과 경계를 맞대고 있는 한국과 중국 외에 다른 나라는 북한에 보낼 수 없는 품목이라는 점에서, 한국이 노골적으로 대북제재의 우회로를 개발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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