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는 공신력 필요한데…”
‘최저임금 효과 90%’ 관여한
강신욱 새 청장에 임명 논란


‘국제 공신력을 가져야 할 통계 자료까지 통제하려는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경제 지표를 거론하며 “올바른 경제 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팩트 오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가 통계를 관장하는 통계청장이 전격 교체되자 경제계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제 지표에 관한 해석을 놓고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아전인수식 해석이 빈번한 데다, 청와대의 시각에 맞게 통계 자료까지 꿰맞추려 한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장 교체는 올해 들어 소득 분배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난 통계청 조사 결과를 두고 청와대와 혼선을 빚었던 것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장 임기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결격 사유가 없으면 통상 2년 안팎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전문가들은 “국제적 기준과 공신력을 갖춰야 할 국가 통계는 신뢰가 생명인데, 통계청이 외압에 흔들린다는 의구심을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27일 관가에 따르면 이번에 물러난 황수경 통계청장은 지난 5월 ‘소득 계층 간 분배가 악화됐다’는 1분기 가계소득 동향이 발표된 뒤, 이를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통계청장은 당시 가계소득 동향 자료를 재분석해 청와대에 제출한 당사자인 강신욱 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이다. 복지 정책에 전문성이 있는 통계청장 임명으로 향후 소득재분배 등을 놓고 정부가 국민에게 경제 상황을 설명하는 방식이 바뀔지 주목된다.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각종 통계 지표를 조사·발표할 뿐, 정책을 구상하거나 시행하는 곳이 아니다.

통계청 직원들 사이에서는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황 청장을 경질한 것은 통계청 업무 결과가 마음에 안 들었다는 것 아니겠냐”며 “정책 부서장이 아닌 통계청장에게 경제 지표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것은 황당한 일”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당대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계소득 통계가 마음에 안 들면 통계청장을 경질하면 된다는 발상은 누가 한 것인지 모르겠고, 이 판단을 한 순간 앞으로 통계청에서 좋게 나오는 통계들이 있다면 누가 믿을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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