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 즐겨봐… 한상궁에 매료”
“늙는다는 건 인생을 납득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더 재미있는 시간이다.”
올해 초 일본에서 큰 화제를 불러모은 소설가 와카타케 치사코(若竹千佐子·64·사진)가 그의 데뷔작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토마토)의 국내 번역 출간을 기념해 29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갓 데뷔한 작가의 작품이 국내에 발 빠르게 출간된 이유는 현지에서 50만 부 이상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점도 있지만 그의 남다른 이력 때문이다.
와카타케 작가는 은퇴를 생각할 나이인 55세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습작 생활 8년 만인 지난해 데뷔작으로 제54회 일본 문예상을 받았다. 63세로, 문예상 역대 최고령 수상자가 됐다. 이어 올해 초에는 권위 있는 문학상인 아쿠타가와(芥川)상까지 거머쥐었다.
28일 서면으로 만난 와카타케 작가는 “55세 때 남편과 사별하면서 상실감이 컸지만 한편으론 내 인생의 다른 출구가 열리는 느낌을 받았다”며 “남편의 죽음을 헛되이 하고 싶지 않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글을 썼다”고 밝혔다.
와카타케 작가는 1954년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 이와테(岩手)현에서 태어났다. 젊어서 임시 교사를 지낸 것을 제외하곤 중매결혼 후 줄곧 평범한 주부로 살았다. 그러나 남편이 뇌경색으로 별세한 후 소설을 쓰면서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던 ‘인생 제2막’을 열었다.
소설은 와카타케 작가의 자전적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74세의 주인공 모모코는 작가 자신이나 다름없다. 평생 가족을 뒷바라지하다가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후 외로움에 사무치던 중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된다.
와카타케 작가의 삶은 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 독자들에게도 큰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는 “누구나 노년과 죽음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젊었을 때는 스냅 사진 한 장으로 삶의 의미를 경험한다면, 나이 들어서는 앨범처럼 인생 전체를 훑어보게 된다”며 “남들은 정년퇴직하는 시기에 나는 스타트 라인에 섰다. 더 열심히 달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방문이 처음인 와카타케 작가는 한류 콘텐츠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드라마 ‘대장금’을 즐겨봤다. 불쌍한 처지의 여성이 고생하면서 차츰 성장하는 모습이 와 닿았다”며 “주인공(이영애)도 좋았지만 장금이의 스승인 한상궁(양미경)에게 매료됐다”고 덧붙였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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