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버트사업회 김동진 회장
“北민속학연구소 실장 확인”

노래 처음으로 악보로 옮겨


‘아리랑’을 세계에 알린 최초의 외국인은 미국인 호머 헐버트(1863~1949·왼쪽 사진) 박사라는 것을 북한 측도 인정했다. 한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 1950년 외국인으로선 처음 건국공로훈장을 받은 헐버트 박사가 미국인이란 이유로 북에서는 그의 공적에 침묵해왔다.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김동진 회장은 “지난 17∼18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한국, 북한, 중국의 동포 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고려학회 주최로 열린 ‘화해·평화·번영을 위한 코리아학 국제 워크숍’에서 북한 조선사회과학원 민속학연구소 리영호 실장이 ‘악보를 통해 본 아리랑의 음악형상적 발전 과정’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헐버트 박사에 대해 최초로 아리랑을 채보(採譜)한 사람이라고 언급했다”고 29일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은 학회에 참석했던 권재일(서울대 언어학과 교수) 한글학회 회장이 학술회의 자료집을 김 회장에게 전달하며 확인됐다.

리 실장은 발표문에서 “조선 봉건왕조 말엽 우리나라에 왔던 헐버트라는 미국인이 채보한 것을 실은 ‘조선류기(Korean Repository, 1896, 한국에서는 ‘한국소식’으로 부름)의 악보가 우리나라 최초의 아리랑 채보다”라며 헐버트가 최초의 아리랑 채보자임을 인정했다. 리 실장은 또 “헐버트의 아리랑은 첫 소절과 둘째 소절의 선율과 장단리듬이 완전히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며 “선율이 완전히 동도진행(同道進行)으로서 일반 사람들이 항간에서 흥얼거리는 노래 형태로 채보됐다”고 말해 헐버트 박사가 자유박자로 불리는 민중의 노래를 가감 없이 원형대로 채보했음을 평가했다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김 회장은 “북한 공공기관이 처음으로 헐버트의 업적을 국제학술회의에서 평가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헐버트는 입으로만 전해지던 아리랑을 1896년 오선지에 악보(오른쪽)로 옮겼다. 헐버트가 채록한 아리랑은 고종이 즐겼다는 아리랑, 나운규가 영화 ‘아리랑’의 주제가로 삼은 바로 그 아리랑이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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