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운 논설위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첫 지역 방문지로 경북 구미를 선택했다. 대구·경북(TK) 세력의 정신적 지주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데,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처음으로 승리하면서 시장을 배출했다. 6·13 선거에서 민주당은 열세를 보이던 영남에서 눈부시게 선전했다. 부산에서 첫 시장 당선자를 낸 것은 물론 16곳 구청장 가운데 13곳을 차지했다. 자유한국당은 서구·수영구 2곳만 지켰다. 경남에서도 도지사와 함께 7곳 기초단체장을 차지했다. 한국당 10곳과 큰 차이가 없었다. 울산에서는 시장과 5곳 기초단체 전체를 싹쓸이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이래 계속된 진보 세력의 동진(東進)이 결실을 보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민주당은 이제 자칭 ‘보수의 심장’이라는 TK의 지지까지 얻어내 ‘20년 집권’의 기반을 다지려 한다. 6·13 선거에서 민주당은 대구에서 단체장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광역의원 5명, 기초의원 50명을 당선시켰다. 민주당 출신 대구 광역시의원 당선은 처음이다. 경북에서도 광역의원 9명, 기초의원 50명을 배출했다. 역대 최고치다. 이렇게 되자 TK에서 2020년 국회의원 총선을 겨냥해 지역 조직책을 맡겠다고 손드는 예비 후보도 크게 늘었다.

반면, 한국당은 서진(西進) 시도할 생각조차 못 하고 있다. 6·13 선거에서 한국당은 광역·기초단체장은 고사하고 광역·기초의원 당선자도 내지 못했다. 21대 총선에서 호남 지역구는 현재의 28석 정도를 유지할 텐데, 현재로써는 한국당이 1석이라도 차지할 가능성이 안 보인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기반이 취약한 20·30세대와 호남 지역 대책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2030 전략은 구체적으로 답변했지만, 호남 공략에 대해서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호남 거주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10%. 수도권에 거주하는 호남 출신까지 포함하면 총유권자 수의 25%로 추정된다. 유권자의 4분의 1을 포기하고, 선거에 이길 수 있을까.

서진에 자신이 없다면 선거제도라도 바꿀 생각을 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대 총선을 앞둔 2015년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비례대표 제도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당시 새누리당도 호남에서 비례대표를 4명 당선시킬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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