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도나도 매물 거둬들이기
집 구하는 사람 상대적으로 많아
부르는 게 값에 일방파기 속출
중도금 납부땐 임의해지 못해
도장 찍자마자 부랴부랴 송금
‘갈수록 콧대 높아지는 서울 집주인들!’
은퇴한 2주택자인 김모 씨는 지난달 서울 서초구에 있는 아파트를 팔았다가 크게 후회했다. 보유세가 오른다고 하기에 서둘러 내놨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강도가 세지 않았던 데다 내놓은 뒤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집 판 돈을 들고 투자처를 물색하던 김 씨는 결국 다른 집을 매입할까 해서 중개업소들에 문의를 넣어봤지만, “집주인들이 내놓은 매물도 거둬들이고 있다”는 답변만 받았다.
매수우위지수는 부동산중개사무소 3600여 곳을 대상으로 주택 매도자와 매수자 가운데 어느 쪽이 많은지를 확인해 산출하는 지수다. 지수 범위는 0∼200으로 기준점인 100을 웃돌면 매수자가, 밑돌면 매도자가 시장에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지수가 높을수록 매수 수요가 많아 집주인이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있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 열린다는 의미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북의 매수우위지수가 150.9, 강남은 154.0으로 2008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은 61.4로 아직 매도자가 많은 상황이지만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은 경남의 경우 매수우위지수가 8.7에 불과하다.
서울 부동산 시장의 매수우위지수는 2006년 정점을 찍은 뒤 집값 하락론이 대세였던 2012년 한 자릿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7월 마지막 주부터 다시 기준점을 넘겨 불붙기 시작한 뒤 한 달 만에 150을 훌쩍 넘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도자에 의한 계약 파기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매매 계약서까지 썼다가 가파르게 뛰는 집값을 보고는 뒤늦게 팔지 않겠다고 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일부 계약자는 중도금을 앞당겨 내는 등 계약 파기를 막기 위해 서둘러 집값을 치르고 있다. 대법원 판례를 보면 부동산 매매 시 중도금까지 납부하면 매도인은 계약을 임의로 해지할 수 없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