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사업 직원수당 착복 의혹
고용부 “부정집행땐 환수조치”
‘경영계 길들이기 시작’논란도


고용노동부가 노사문제 전담 사용자 대표기구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지도감독에 착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제기된 의혹에 대한 통상적인 감독절차라고 말하고 있지만, 경영계 안팎에선 ‘재계 길들이기성’ 표적 감독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갈등을 빚던 김영배 전 경총 부회장을 내보내는 과정에 정부 실세가 개입된 의혹이 제기됐던 상황에서 뒤이어 취임한 고위 관료 출신인 송영중 전 부회장이 회장단과 대립각을 세우다 중도 해임된 직후 감독이 벌어지는 점도 관심이다. 송 전 부회장을 내쫓은 데 따른 보복성 감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4일 “3일부터 7일까지 일정으로 노동정책실 직원 10명을 서울 마포구 대흥동 경총에 파견해 법인 목적 사업 이행, 수익사업의 적정성, 각종 신고사항 이행 여부 등 법인 사무 전반에 대한 감독을 벌이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잘못된 게 드러나면 시정요구를 하고, 국고보조금 부정 집행이 있으면 환수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매년 설립 허가 비영리법인 20%를 대상으로 감사를 벌이고 있는데 올해엔 경총 등 7개 기관을 8∼10월 중 점검하기로 계획을 세웠다”며 “지도점검은 통상 2∼3명이 맡지만, 이번에는 경총이 벌인 7개 사업에 의혹이 제기돼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사업 담당 직원을 추가로 투입했다”고 말했다.

경총은 고용부 등 정부 부처와 한국산업인력공단, 노사발전재단 등 공공기관이 발주한 용역 사업을 맡을 때마다 임원들이 직원 몫의 수당을 착복해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도감독 수준이 이례적이란 점에서 고용부의 설명은 쉽게 수긍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우선 고용부가 여러 직원을 경총 사무실에 상주까지 시켜가며 업무 전반에 관한 지도감독을 벌인 것은 드문 일이다. 경총은 정부 출범 초기부터 일자리 정책을 두고 정부와 갈등을 빚었고 이 때문에 일각에선 지도감독이 정부의 적폐청산 의지와 연관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경총은 최근 5년간 미점검기관이었는데 지난 8월 말에 지도점검을 하겠다고 경총에 통보했다”며 “적폐청산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총도 정부를 의식해서인지 “적폐청산과는 무관하다”며 ‘로키(low key)’로 대응하고 있다. 경총 관계자는 “지난달 경총이 컨설팅 용역을 뻥튀기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고용부가 자료를 내고 점검을 예고했다”며 “지도점검이 진행 중인 만큼 점검에 성실히 협조하고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정진영·방승배 기자 news11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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