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올 최소 89차례 밀수
現추세라면 50만배럴 넘길 듯”
정부 동아시아 철도 구상 타격


미국이 북한이 수입하는 정제유가 이미 유엔이 정한 올해 상한선을 넘었다고 보고 각국에 대북 정제유 이전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제유 이전 중단 요구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던 남북철도 연결을 통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5일 미 국무부는 올해 북한에 실제 유입된 정제유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된 양을 넘었는지에 대한 미국의소리(VOA) 질의에 대해 “현 추세로 볼 때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가 정한 정제유 수입 상한선을 초과했다”고 답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12월 결의 2397호에서 북한의 연간 정유제품 수입량을 50만 배럴로 제한했으며 회원국에 매달 북한에 제공한 정제유량과 금액을 다음 달 말까지 보고하도록 했다. 대북제재위에 보고된 대북 정제유 총량은 7월 말까지 1만8964t이다. 1t이 7.41배럴임을 감안하면 14만523배럴로 유엔 안보리가 정한 상한선의 절반 정도다.

하지만 올해 대북제재위에 북한에 대한 정제유 수출을 보고한 국가는 러시아와 중국 2개국뿐이어서 실제량은 더욱 많을 것으로 미국 국무부는 판단하고 있다. 특히 국무부는 북한이 유엔이 금지한 선박 환적 방식으로 정제유를 불법 조달한 규모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지난 7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이 올 들어 5개월 동안 최소 89차례의 불법 환적을 통해 정제유를 불법으로 밀수했다”고 지적했다. 선박 환적을 통해 옮겨지는 정제유량이 회당 1000∼2000t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환적을 통해 얻은 정제유는 9만∼18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이 정제유 대북 이전 중단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철도 연결 사업은 진행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8월에도 남북철도 연결을 위한 철도 시범운행과 관련해 유엔군 사령부가 연료차에 실린 경유가 대북제재 위반 품목임을 들어 불허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월 15일 광복절 축사에서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를 강조하며 올해 안에 남북철도 연결 착공식 목표를 밝혔지만 다시 한 번 제동이 걸린 셈이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관련기사

김석

김석 기자

문화일보 / 기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