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영국 런던에 있는 삼성 유럽 디자인 연구소에서 펠리스 헤크(왼쪽) 소장과 여홍구 부소장이 게이밍 노트북 ‘오디세이’의 디자인 탄생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3일 영국 런던에 있는 삼성 유럽 디자인 연구소에서 펠리스 헤크(왼쪽) 소장과 여홍구 부소장이 게이밍 노트북 ‘오디세이’의 디자인 탄생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삼성 유럽디자인연구소 가보니

런던 한복판서 트렌드 감지
토성서 영감 받은 6각형 PC
음악·뉴스 흐르는 냉장고 문
“직관·상상력으로 가치 창조”


“게이밍 PC 디자인은 왜 하나같이 남성 중심적일까 ?”

지난 2017년 삼성전자가 처음 내놓은 게이밍PC ‘오디세이’는 간단한 질문에서 탄생했다. 기존 투박하고 뭉툭한 외관이 아닌 게임 시장 변화에 맞춘 세련된 디자인이 필요했다. 기본 콘셉트는 ‘반복되는 일상 속 새로운 열정’이었다. 여성 게이머들이 늘어난다는 추세에 유럽 감성을 덧입혔다. 과한 남성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자 토성에서 영감을 얻은 6각형 PC가 나왔다.

이를 만든 곳은 ‘삼성 유럽 디자인 연구소’다. 삼성전자는 유럽 문화와 소비자 생활 방식을 디자인에 반영하기 위해 지난 2000년 영국 런던에 유럽 디자인 연구소를 세웠다. 이는 삼성전자의 3번째 해외 디자인 거점이다.

지난 3일 런던 중심가인 ‘시티 오브 런던’에 자리 잡은 이곳에 들어서니 탁 트인 공간 전체가 한눈에 들어왔다. 칸막이가 없어 누구나 수시로 의견을 내고 토론할 수 있는 구조다. 디자이너들이 가전 제품을 쓰면서 소비자 성향을 살펴볼 수 있는 주방을 재연한 공간도 보였다. 이곳에선 현재 디자이너 40여 명이 일한다. 조직은 △제품디자인팀△제품혁신팀△사용자경험팀△트렌드경험팀 등으로 이뤄져 있다. 펠리스 헤크(Felix Heck) 소장은 이날 “소규모로 이뤄진 개별 그룹들이 그들의 직관과 상상력을 통해 디자인 영감을 뽑아낸다”며 “미래 트렌드와 소비자 성향 변화를 짚어가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가치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집중적으로 성향을 파악하는 대상은 1980년~1996년 사이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다. 이들은 2020년 이후 전 세계 노동 인구의 35%를 차지하면서 소비력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토대로 나온 성과가 오디세이다. 헤크 소장은 “곡선을 이용해 중성적인 느낌을 담고 그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6각형 헥사 디자인을 적용해 밀레니얼 세대 트렌드를 반영했다”며 “디자인 초기 단계에서부터 PC 사업팀과 긴밀하게 협력해 디자인적인 도전과 사용자들이 원하는 실용성을 완벽하게 결합시킨 사례”라고 말했다.

역점을 두는 부분은 ‘인간 중심 디자인’이다. 업계 최초 사물인터넷 가전인 패밀리허브 냉장고의 사용자 경험(UX) 디자인에도 힘을 보탰다. 냉장고 오른쪽 문에 아무 것도 없던 검은 화면에 음악, 뉴스 등을 넣어 주방을 인간적인 공간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했다. 이를 위해 가족 소통 중심을 지향하는 패밀리허브를 직관적이고 감성적으로 쓸 수 있도록 연구소와 가전사업부 디자이너들 사이에 수없이 많은 토론이 오갔다.

런던 =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권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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