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이 대선을 1개월여 앞두고 대통령 후보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서 당초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던 페르난두 아다지(사진) 전 상파울루 시장으로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석방 운동이 법원에서 막히고 연방선거법원도 그의 후보 자격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노동자당이 결국 백기를 든 것으로 보인다.

5일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노동자당 핵심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당 지도부가 아다지 전 시장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운다는 방침을 정했고 오는 11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노동자당은 부통령 후보로 브라질공산당(PC do B)의 마누엘라 다빌라 의원을 지명하고, 공산당과 함께 대선 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노동자당은 후보 교체를 통해 대선 승리를 꾀하고 있지만 아다지 전 시장 또한 대형 건설업체로부터 260만 헤알(약 7억 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로 최근 검찰에 기소돼 브라질의 정국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다지 전 시장 측은 “검찰의 공소 내용은 조작된 증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입장이지만, 우파 후보들은 그와 룰라 전 대통령을 묶어 맹공을 퍼붓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수 성향의 사회자유당(PSL)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는 5일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아다지 후보의 혐의가 명백히 드러났으며, 우리는 노동자당의 지도자들을 역사의 쓰레기통에 집어넣을 것”이라며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상원의원인 보우소나루 후보는 지난 8월 여론조사 업체 다타폴랴가 발표한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19%를 얻어 룰라 전 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며, 룰라 전 대통령을 제외한 조사에서는 22%로 1위에 올랐다. 공수부대 대위 출신인 그는 과거 군부 독재를 미화하는 등 극우 성향으로 알려졌다.

룰라 전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렸지만 부패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상태며, 지난 8월 노동자당은 그를 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노동자당은 법원에 그에 대한 인신보호영장을 청구하는 등 석방을 위해 움직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연방선거법원은 지난 8월 31일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으며, 선거 공보물에서 그의 얼굴을 삭제하도록 명령하는 등 브라질 사법부는 노동자당을 상대로 전방위적 압박을 가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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