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6일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와 법원행정처의 ‘재판 거래’ 의혹에 연루된 곽병훈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이날 오전 곽 전 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민사소송과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이었던 김영재 원장 측의 특허소송에 관여했는지, 관여했다면 누구에게 지시를 받았는지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판사 출신인 곽 전 비서관이 청와대에 근무한 2015년 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특정 재판에 대해 법원행정처와 법리 검토를 함께하는 등으로 청와대와 법원 간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법원행정처가 ‘일제 징용 사건’ 등 특정 재판과 관련한 보고 문건들을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실로 보냈다는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이날 오전 9시 55분쯤 검찰에 출석한 곽 전 비서관은 ‘징용소송과 관련해 법원행정처와 세부계획을 협의했느냐’는 질문에 “아는 대로 성실히 조사받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앞서 외교부 압수수색 등을 통해 2013년과 2014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등 관계 부처 장관, 차한성·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 등이 ‘일제 강제징용 소송’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한 정황을 파악했다. 당시 청와대와 법원행정처는 징용 소송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넘기고, 징용 피해자들이 승소했던 기존 대법원 판결을 뒤집을 명분을 마련하기 위해 외교부가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의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곽 전 비서관은 김영재 원장 부부가 진행 중이던 특허 소송과 관련해 법원행정처로부터 재판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 등을 전달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특히 법원행정처가 당시 소송 상대방을 대리한 법무법인의 특허사건 수임 내역과 순위 등을 불법적으로 수집해 법무비서관실에 넘긴 정황을 파악했다. 검찰은 소송 상대를 압박하기 위해 청와대가 법원행정처에 이런 자료를 먼저 요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정우 기자 krusty@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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