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나이로 佛 오픈 깜짝 우승
오스타펜코, 한국팬 응원에 감동
한국 동호인 테니스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성기춘(68)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회장이 가장 좋아하는 테니스 스타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세계랭킹 10위 옐레나 오스타펜코(21·라트비아)다. 오스타펜코는 지난해 6월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20세의 나이로 깜짝 우승하며 전 세계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프랑스오픈에선 1990년 16세로 정상에 오른 모니카 셀레스(미국) 이후 두 번째 최연소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성 회장이 오스타펜코를 처음 만난 건 지난해 9월 한국에서 열린 WTA 투어 KEB하나은행·인천공항 코리아오픈에서다. 코리아오픈은 한국 테니스에선 매우 중요한 대회다. 한국에서 열리는 유일한 WTA 투어 대회이기 때문이다. 2004년 시작된 코리아오픈은 한국 테니스 팬들이 세계적인 스타들을 직접 볼 기회이기도 하다. 성 회장을 비롯한 테니스계 인사들은 코리아오픈이 WTA 투어 대회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후원사를 찾는데 모든 인맥을 동원한다. 또 슈퍼스타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지난해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주가가 오른 오스타펜코의 방한은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성 회장은 “코리아오픈은 한국 테니스의 자존심과 같은 대회”라며 “오스타펜코의 참가는 코리아오픈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성 회장의 바람대로 지난해 코리아오픈이 열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는 오스타펜코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몰려든 9000명의 팬으로 가득했다. 1986서울아시안게임 결승, 1988서울올림픽 결승, 2004년 제1회 코리아오픈 결승에 이은 4번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 만원사례였다.
성 회장은 지난해 오스타펜코와 경기장 내에 마련된 식당에서 식사를 함께하며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 성 회장은 “오스타펜코가 한국 팬들의 응원에 깜짝 놀란 것 같더라”며 “다시 한국에 오고 싶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고 소개했다. 오스타펜코는 올해 코리아오픈(9월 15일 개막)에도 참가한다. 성 회장은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뿌듯해했다.
한국 테니스는 올해 1월 정현(22·한국체대)이 호주오픈 남자단식 4강에 진출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테니스 강국보다 저변은 여전히 취약하다. 성 회장은 “코리아오픈 같은 큰 대회가 성공해야 동호인 수도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 100만 명 정도인 테니스 인구가 200만, 300만 명이 되는 날까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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