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AS사업 현대차와 합병
부품사업은 글로비스와 합쳐야”


지난 5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무산시킨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석 달 만에 추가 공격에 나섰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달 14일 현대차에 레터(서한)를 보내 “주주 이익을 늘릴 수 있도록 주요 조직을 합병하라”고 요구했다. 현대차 그룹은 국내 규정 위반 등의 이유를 제시하며 엘리엇 요구를 거부했다. 국내 자본시장법에서는 기업의 중요 사안에 대해 특정 주주에게만 알려주는 것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에 보낸 서한에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현대모비스의 애프터서비스(AS)사업을 현대차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의 모듈과 핵심 부품사업을 물류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와 합치는 안을 제안했다. 엘리엇 제안은 합병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가 그룹의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고, 현대차 지배지분을 보유하게 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엘리엇의 제안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해소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주주 이익 균형 면에서도 부적절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엘리엇은 자신들과 구조조정 계획을 세울 ‘지배구조 개편 위원회’를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주주 배당 확대와 현대차와 계열사 이사회의 다양성 및 독립성도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엘리엇은 지난달 13일 기준으로 현대차의 지분을 약 3%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3월부터 현대모비스의 국내 AS·모듈 사업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를 최상위 지배회사로 만들어 순환출자를 해소하겠다는 개편안을 추진해왔다. 엘리엇은 당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을 제안했었다. 엘리엇이 현대차그룹 분할 합병에 반대하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라스루이스 등이 합병 비율을 문제 삼아 반대 권고를 내면서 이 계획은 무산됐다.

방승배·김성훈 기자 bsb@munhwa.com
방승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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