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장관이 극우 폭력시위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언급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제호퍼 장관은 “난민이 모든 정치적 문제의 어머니”라면서 난민 문제를 정치적 쟁점으로 몰아가는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난민정책이 성공한 측면도 있다”며 정면 반박해 독일 내부에서 난민 문제 내홍이 빚어지고 있다.
7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제호퍼 장관은 6일 디벨트와의 인터뷰에서 “시민들이 왜 이번 사건에 격분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거리에 나가 시위했다고 해서 그들이 나치인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난민은 독일에서 모든 정치적 문제의 어머니다. 기성정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게 한 원초적 이유 중 하나”라며 “현재 많은 사람이 사회적 문제를 이민 문제와 연관 짓고 있다. 이민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주요 정당은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제호퍼 장관은 켐니츠 시위에서 나치식 경례를 한 참가자들은 기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호퍼 장관의 발언이 보도되자 메르켈 총리는 “이민 문제는 도전 과제이지만 성공한 측면도 있다”며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RTL방송 인터뷰에서 “지금은 (난민이 밀려왔던) 2015년과 상황이 다르다. 터키와 협정 등을 통해 여러 방면으로 조치가 취해졌으므로 당시와 같은 일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전날 베를린에서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 회담한 뒤 켐니츠 극우 폭력시위에 대해 “명백한 증오이고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박해”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기독민주당(CDU)을 이끄는 메르켈 총리는 연정파트너로 기독사회당(CSU) 당수이기도 한 제호퍼 장관과 난민 문제로 계속 갈등을 빚고 있다. 친난민 정책을 펼치는 메르켈 총리와 달리 제호퍼 장관은 3월 대연정으로 내각이 출범한 이후 난민 강경책을 내세워 왔다.
한편 작센주의 소도시 켐니츠에서는 지난 8월 26일 거리축제에 참여했던 한 독일 남성이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용의자로 이라크와 시리아 출신 난민 남성 두 명이 체포되자 반이슬람을 표방하는 페기다 등 극우단체들이 폭력시위를 벌였다. 페기다와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지난 1일에도 켐니츠에서 대규모 침묵시위를 진행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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