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해제 반대해왔는데
입장 바뀌었다고 변경 안돼”
정부 대책에 이견 나올 경우
추진력·효과 떨어질 우려도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에 놀란 여권이 대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정작 더불어민주당 강경파들이 공급 확대 등의 대책에 반대하고 나섰다. 은산분리 완화 등 문재인 정부의 규제혁신 정책이 여당 내 반발에 막혀 지지부진한 상황이 부동산 대책에서도 재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추석 연휴 전 내놓을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내부 논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불완전한 수준으로 정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1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서울과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해 왔던 우리가 입장이 바뀌었다고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공급을 늘리는 방법을 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도 “지금 정부와 당 지도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압박하는 등의 모양새는 잘못된 것”이라며 “부동산 대책을 내고 집값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이 그동안 지켜온 입장은 유지하는 선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급등한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와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서울과 서울 근교의 대규모 공급 확대를 유력한 대책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가 박 시장을 직접 만나 보존 가치가 떨어지고 주민들도 개발에 동의할 수 있는 지역에 한해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방안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서울 시내 이미 훼손된 그린벨트 지역 등 입지가 좋은 곳을 풀어 아파트 공급을 확대할 경우 집값이 안정되는 것은 이미 확인된 공식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책을 내놓기도 전에 정작 당내에서 반발이 나온 셈이어서 향후 공식적인 대책 발표 후 여권 내부에서부터 불만이 터져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미 인터넷전문은행에 산업 자본의 투자 제한을 완화하는 법안에 대해 야당과 처리 시점까지 합의했지만 그 뒤에 여당 내 이견이 나오며 정기국회 전 처리키로 했던 법안 처리가 한참 뒤로 밀린 전례도 있다. 당시 야당에서는 “여권 내부부터 정리하고 오라”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국회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여권에서부터 이견이 나올 경우 추진력이 크게 떨어지고 효과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병기·이은지 기자 mingming@munhwa.com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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