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브로이노스키(오른쪽) 감독이 조선예술영화촬영소 관계자와 만나 북한 선전영화 제작 노하우를 듣고 있다.  독포레스트 제공
안나 브로이노스키(오른쪽) 감독이 조선예술영화촬영소 관계자와 만나 북한 선전영화 제작 노하우를 듣고 있다. 독포레스트 제공
영화 ‘안나, 평양…’ 감독 내한
기획 의도·촬영 뒷얘기 밝혀


호주 여성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의 눈으로 본 북한 평양의 모습이 공개된다.

북한의 정식 허가를 받고 영화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안나)를 촬영한 안나 브로이노스키 감독은 10일 내한 기자회견을 하고 이 영화의 기획의도 및 촬영 뒷이야기를 밝힌다. 13일 국내 개봉되는 이 영화는 그동안 DMZ국제다큐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에서 소개된 적은 있지만 극장에 걸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안나’는 기존 북한을 다룬 대다수 다큐멘터리가 인권 침해 실태를 고발했던 것과 궤를 달리한다. 체제를 옹호하고 선전·선동의 도구로 영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북한의 선전영화 제작 노하우를 배워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안나 감독이 이 같은 영화를 기획한 건 그가 살고 있는 호주 시드니에서 대규모 탄층 가스 채굴의 위협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안나 감독은 자신의 가족과 마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선전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선전영화를 제작한다는 평양으로 향한다.

북한의 영화산업 현장을 취재하러 간 안나 감독이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북한 최대 국립영화제작소인 조선예술영화촬영소다.

북한 영화계 원로인 박정주 감독의 안내를 받으며 카메라에 담은 조선예술영화촬영소는 총 부지면적만 100만㎢. 그중 75만㎢에 달하는 부지에 옛 조선, 일본, 중국을 비롯해 한국의 서울, 광주 거리 등을 재현한 야외 촬영장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실제 북한군이 1968년 동해상에서 나포해 대동강에 정박시켜 놓은 미 해군 정찰선 푸에블로호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영화광이었던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영화 교본인 ‘영화와 연출’의 규칙에 따라 안나 감독이 선전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비교적 코믹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여전히 남북 분단의 현실에 직면해 있는 한국의 관객들은 이 영화를 마냥 가벼운 마음으로 대하기는 쉽지 않을 법하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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