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입국 1553만 늘었지만
공항·항만배치 검역원 343명
인천공항 검역원은 100명 뿐
역학조사관도 101명으로 부족
1인당 51만명꼴…美는 13만명
감염병 예방관리 주체도 혼재
신속하고 일관된 대응에 한계
해외 교류 증가에 따라 해외유입 감염병도 크게 늘어나면서 검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구조적 문제점은 여전히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1만6000여 명을 격리해 나라가 마비되고 38명이 사망하는 큰 홍역을 치른 뒤 3년이 지난 현재도 검역에 큰 구멍이 뚫려 있다는 의미다. 우선 검역 단계에서의 철저한 스크리닝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의 공항과 항만의 배치된 검역직원 340명이 연간 입국자 4400만 명과 23만여 대의 항공기, 6만5000대의 선박을 검역해 사실상 상세한 모니터링이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메르스 확진자 A(61) 씨와 같이 호흡기 증상이 없는 의심환자는 또다시 검역망을 통과할 수도 있다. 또한 인프라 부족과 여러 부처의 혼재된 감염관리 체계도 방역 당국의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열악한 인프라 = 1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연도별 입국자 검역인원은 2012년 2924만 명에서 2017년 4477만 명으로 53% 증가했다. 이에 반해 검역소의 인원(2017년 말 기준)은 343명에 불과하다. 1인당 13만 명을 검역하는 셈이다. 입국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천공항에는 100명이 검역한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여러 논문에서도 증명된 바 있는데 검역에서 걸러낼 수 있는 게 한계가 있다”며 “검역은 자발신고를 기반해서 환자를 걸러내고 환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상징적 의미는 강하지만 실제로 환자를 걸러내는 건 쉽지 않은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전자검역심사대, 중앙집중식열감시시스템 등 첨단 장비의 도움을 받고는 있지만 이 역시 충분하지 못한 상태다.
감염병의 원인과 특성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전문인력 양성도 부족한 상황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역학 조사관 수도 많이 늘렸지만, 중앙과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101명에 불과해 1인당 담당인구가 51만 명에 달한다. 이조차도 능숙한 숙련자가 아닌 실습단계인 역학조사관을 포함한 수치다. 이는 2500명의 역학조사관을 보유해 1명당 13만 명을 담당하는 미국과 비교해 대응과정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지금 당장 업무를 처리하는 데 문제는 없지만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아쉬운 측면이 있다”며 “휴먼 인프라도 확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혼재된 감염 주체도 문제 =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질병관리본부를 차관급으로 승격해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감염병의 예방 관리 업무는 여러 부처에 걸쳐 있다. 사람의 경우 환자와 접촉자·종사자·국민 등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가 관리한다. 학생과 교직원은 교육부, 군인은 국방부가 관리한다. 시설의 경우 의료기관과 요양시설 및 보육시설은 복지부인데, 식중독 등 식당 및 단체급식소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교육기관은 교육부, 양식장은 해양수산부, 농장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검역 관리한다. 또 동물에선 야생동물과 동물원 동물의 관리는 환경부, 가축 및 반려동물은 농식품부, 해양동물은 해수부, 실험동물은 식약처 소관이다. 이로 인해 일관된 대응이나 충분한 정보 공유 및 신속한 의사소통 체계가 미흡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부분의 감염병은 인수(人獸)공통감염병이다. 중동에선 낙타와 관련된 메르스, 중국에선 조류인플루엔자인체감염증, 아프리카에선 에볼라(원숭이, 박쥐) 및 페스트(쥐)도 발생한다. 특히 원인불명 질환이나 소관이 불분명한 사고가 국내로 유입됐을 경우 적절한 대응이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국민 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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