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이어 공용폰까지 확대
NYT 익명 기고자 색출 나서
거짓말 탐지기 동원 주장까지


잇따른 내부고발로 수난을 겪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웨스트윙 내부에서 개인용 휴대전화는 물론, ‘공용폰’ 사용까지 금지했다.

10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그동안 백악관 직원들은 휴대전화를 맡기고 웨스트윙의 상황실에 입장했지만 앞으로는 바뀐 정책에 따라 웨스트윙에 들어가려면 입구 근처의 사물함에 개인용 휴대전화와 정부 지급 휴대전화를 모두 맡겨야 한다.

백악관은 지난 1월에도 웨스트윙 내에서 개인 전화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한 차례 내부 규정을 변경한 바 있다. 전화기 사용이 금지되는 범위가 상황실에서 웨스트윙 전체로, 사용 금지된 전화기의 종류도 개인용에서 공용폰까지 확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백악관 직원들은 웨스트 윙에서 외부와 소통하려면 유선전화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백악관이 휴대전화 사용규정을 바꾼 것은 지난 8월 방송인 출신 참모였던 오마로자 매니골트 뉴먼이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으로부터 해고당할 당시 상황실에서 나눈 대화를 몰래 녹음해 폭로한 데 따른 것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휴대전화 정책 강화는 밥 우드워드의 신간과 뉴욕타임스(NYT) 익명 칼럼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우드워드의 신작 ‘공포:백악관 안의 트럼프’에는 “대통령이 초등학교 5, 6학년 수준의 이해력과 행동을 보인다”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불만과 켈리 전 실장이 대통령을 ‘멍청이(idiot)’라고 비판한 내용이 담겨 있다. 물론 둘은 그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상태다. 매티스 국방장관과 여기에 NYT의 익명 칼럼까지 덧붙여져 일부 참모들이 자신을 폄하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편집증적 사고가 더욱 심해지면서 강화된 보안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백악관 측은 이 같은 CNN의 보도에 대해서 즉각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서 매니골트 뉴먼은 10일 ABC 방송의 ‘더 뷰’에서 또 다른 녹음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녹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세금 개혁과 북한 핵 문제를 논의하던 자리에서 갑자기 대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놓고 “힐러리가 러시아와 함께 죽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의 진짜 이야기는 힐러리와 결탁”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해 기고자를 색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자들과의 비공식 간담회에서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켄터키)이 오늘 아침에 나와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하자고 제안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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