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되고 있는 한 모바일 게임의 광고. 한 여성이 퇴짜를 놨던 남자가 은행을 턴 뒤 부자가 되자 “나와 결혼해줘요”라며 매달린 모습.
논란이 되고 있는 한 모바일 게임의 광고. 한 여성이 퇴짜를 놨던 남자가 은행을 턴 뒤 부자가 되자 “나와 결혼해줘요”라며 매달린 모습.
초등생 유튜브로 쉽게 접해
폭력·선정성 규제근거 없어
업체는 마케팅 노리고 장사


임모(여·40) 씨는 최근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이 평소 즐겨 시청하는 유튜브 게임방송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틀어 주던 중 나온 황당한 동영상 광고에 기가 찼다. 한 여성이 “돈이 없어 싫다”며 남성의 프러포즈를 거절하자 이 남성이 총질을 하며 은행을 털어 훔친 거액의 돈으로 여성을 오히려 자신에게 매달리게 만든다는 내용이었다. 임 씨는 11일 “은행이라도 털면 여성들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인가”라며 “애가 어떻게 생각할지 섬뜩하다”고 말했다. 해당 게임은 18세 이용가 등급이지만 광고 영상은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볼 수 있게 돼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나 SNS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게임 광고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일부 업체의 ‘일단 내놓고 보자’는 식의 행태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한 중국 게임회사에서 발매한 모바일 게임은 ‘아버지를 위해 몸을 팔기’ ‘옷 찢기 미니게임’ 등 선정적인 내용이 그대로 노출된 영상을 유튜브 광고로 내세워 인터넷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폭력성·선정성 짙은 광고가 미성년자에게 무차별하게 노출되는 등 도를 넘은 광고 수위에 시민들의 피로감이 커졌음에도 인터넷 동영상 광고에 대한 규제·심의 근거는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유튜브는 현재 유해하거나 음란한 콘텐츠에 대해 자사 내부 규정에 따라 광고 수익을 얻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광고물에 대한 자체 규제는 별도로 실시하지 않는다.

심의·감시 단계에서의 허술함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행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에는 게임 광고의 폭력성, 선정성 등을 심의·규제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 결국 전담 기관 없이 게임물관리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이 이용자들의 신고에 의존해 유튜브에 광고를 삭제할 것을 권고하는 등 ‘땜질식’ 조치에 그친다. 게임업체 측에서도 신고를 당하기 전까지 최대한 마케팅 효과를 보는 것이 이득이라는 계산하에 ‘배짱 장사’를 일삼는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이 담긴 게임 광고를 인터넷에서 즉각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게임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문제가 되는 광고를 제작한 곳은 모두 중국 업체”라며 “광고 제작 자체는 업체에 자유롭게 맡기되 문제가 생기면 해당 광고뿐 아니라 업체에 대해서도 강하게 제재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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