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구현능력이 승패 가를듯
구글이 국내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국내 토종 기업과의 주도권 쟁탈전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구글은 강력한 플랫폼을 강점으로 앞세우고 있으나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등에 비해 한국어 이해 능력과 현지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구글은 11일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스피커 ‘구글 홈’(사진)을 18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외산 AI 스피커가 정식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은 앞서 지난해 9월 스마트폰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에서 한국어를 지원하기 시작한 데 이어 올 4월 구글 홈의 국내 전파 인증을 받았다.
흥행 관건은 한국어 이해 능력이다. 사람과 얘기를 주고받듯이 대화를 이어가는 구글 홈의 강점인 대화 능력이 한국어에서 제대로 구현될 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머신 러닝(기계학습)을 하는 AI 스피커는 사용자와 나누는 대화 정보량이 많을 수록 기능이 향상되는 데, 구글 홈에 탑재된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지원 기간은 약 1년에 불과하다.
또 구글이 확보한 현지화된 문화 콘텐츠와 서비스가 양적·질적 측면에서 충분한 지도 의문시 되고 있다. 경쟁 업체인 네이버, 카카오의 AI 스피커들은 목소리로 음식 배달과 생필품 주문까지 가능한 반면 구글 홈은 아직 이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14만5000원에 달하는 비싼 ‘몸값’도 부담 요인이다. 국내 업체들은 AI 스피커를 유료 음원 서비스 등과의 묶음 상품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LG전자와 손잡고 가전 시장을 공략하는 승부수를 띄었다. 구글과 LG전자는 이날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냉장고 등 가전 8종에 구글 홈을 연동해 한국어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업체와 제한적으로 손잡을 경우 폐쇄적인 서비스에 머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 ‘클로바’의 경우 LG전자, 샤오미, 코웨이 등 제조업체 10곳의 총 34종 기기에 연동돼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 홈이 1년 동안 구축한 자연어 인식 능력을 토대로 국내 업체들이 탄탄하게 다져놓은 생활 밀접형 서비스에 얼마나 파고드냐에 따라 승패가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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