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법부 70년 역사에서 대법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시·군 법원의 ‘시골판사’를 자임한 박보영(57)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여수시법원 소액사건 전담판사가 첫 출근길에 어이없게도 봉변했다.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철도노조 호남지방본부, 민중당 전남도당 등에 소속된 30여 명이 10일 “이명박·박근혜 부역자” 운운하며 법원 정문에서 시위를 벌여 그의 출근을 훼방 놓았다. 대형 로펌 취업이나 개업을 마다하고 “대법관 경륜을 바탕으로 지역 사회에 봉사하고 싶다”는 박 판사 선의(善意)마저 무참하게 짓밟은 반(反)법치 행패다.

시위대를 뚫고 박 판사가 간신히 출근하는 과정은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시위대에 밀려 넘어진 박 판사의 안경이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고, 취임식도 취소가 불가피했다. 박 판사 면담을 거듭 요구한 시위대는 법원 민원실에 들어가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박 판사가 신변 위협을 우려해 오후 일정은 취소하고 조기 귀가했겠는가.

이들의 주장 또한 가당찮다. 그중 하나는 박 판사가 주심이던 대법원 3부의 2014년 판결이다. 쌍용차 해고자 153명이 ‘정리해고는 부당하다’며 제기한 소송의 원고 승소 원심을 파기 환송한 이유를 밝히고, 사과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재판 거래’로 몰며 그 근거로 내세우는 법원행정처 문서는 판결 1년 후에 작성됐다. 선후(先後) 관계부터 맞지 않는다. 경찰·검찰은 그런 행패를 방관해선 안 된다. 불법 행위 엄단으로 법치를 바로 세우는 것은 공권력의 책무다.


<정정보도>쌍용차 해고노동자들께 사과드립니다

본 신문은 지난 9월 11일 자 31면 “대법관 출신 시골판사 善意마저 짓밟은 反법치 행패” 제하의 사설에서 “시위대에 밀려 넘어진 박 판사의 안경이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고, 취임식도 취소가 불가피했다. 박 판사 면담을 거듭 요구한 시위대는 법원 민원실에 들어가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고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시위대에 밀려 넘어진 사실이 없고, 박보영 판사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아예 만나지도 못했던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허위사실을 근거로 논평한 것에 대해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독자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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