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위장전입·병역기피·세금 탈루·부동산 및 주식 투기·논문 표절 등 ‘5대 비리’ 관련자를 고위 공직에서 배제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조각(組閣) 과정에서 장관 후보자들이 줄줄이 5대 비리 관련자로 드러나는 등 파문이 일자 지난해 11월 ‘공직 배제 7대 원칙’을 발표했다. 5대 비리에 음주운전, 성범죄를 추가하는 대신 세부 기준은 완화한 것이다. 최근의 헌법재판관 인사와 개각은 문 대통령의 원칙이 처음으로 본격 적용되는 인사였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원칙은 ‘헌법 수호자’라는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다.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7번이나 위장전입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2번은 청와대가 배제 기준으로 정한 2005년 7월 이후다. 위장전입은 3년 이하 징역,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범죄인데, 습관적으로 위반한 것을 보면 과연 준법정신이 있는지 의문이 간다. 이 후보자에 대해선 아파트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세금 탈루에 해당할 수 있는 것이다. 김기영 후보자의 배우자·자녀는 3차례 위장전입한 사례가 불거졌고, 2005년 7월 이후에 2번이다. 그 가운데 한 차례는 부동산 투기 의혹도 제기된다. 이석태 후보자 역시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과 함께 세월호 특별조사위원장 시절 법무법인에 겸직한 논란에도 휩싸였다. 대통령 인사 원칙이 무색한 사례들이다.

이은애·이석태 후보자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김기영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명했다. 대법원장과 여당이 굳이 위장전입 및 탈세 의혹이 있는 인물들을 헌법재판관으로 추천한 배경이 궁금하다. 이석태 후보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출신이고, 김 후보자는 법원 내 진보성향 판사들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이다. 문 정권과 코드가 맞는 인물들이다. 코드가 맞으면 인사 원칙은 적용되지 않는 것인가. 어떤 공직보다 준법의식이 우선되는 자리가 헌법재판관이다. 예사로 법을 어기고, 도덕성이 결여된 인물은 헌법재판관 자격이 없다. 자진 사퇴하는 것이 정도(正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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