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의혹 제기에 모욕당해
몇분내 커틀릿으로 만들 것”
크렘린궁 “싸울수 있다” 두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빅토르 졸로토프(64) 국가근위대 대장이 관료 부패를 폭로해온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2)에게 공개 결투를 신청해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졸로토프는 이날 대테러·폭동 진압을 주요 임무로 하는 대통령 직속기관인 국가근위대 유튜브 채널에 나발니를 비난하며 결투를 신청하는 7분 길이의 동영상을 올렸다. 좀처럼 대중 앞에 나서지 않는 졸로토프는 동영상에서 “당신은 나에 대해 모욕적이고 중상적인 생각을 밝혔는데 장교 사회에선 이를 용서하지 않는다”면서 “나발니, 당신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링이든 유도 매트 위든 어디든 좋다. 당신을 몇 분 안에 커틀릿(튀긴 고깃덩이)으로 만들어 놓겠다”고 밝혔다.
영상 속의 졸로토프는 흥분한 듯 주먹을 쥐어 보이기도 했다. 그는 ‘관료들은 나발니의 이름을 언급해선 안 된다’는 크렘린의 암묵적 관례를 깨고 ‘미스터 나발니’라고 수차례 언급했다. 졸로토프는 나발니를 ‘미국의 스파이’라고 지칭하면서 “모든 것에 흙칠을 하고 국가의 정치·경제 상황을 불안정하게 하라는 임무를 받고 있다”고 비난했다. 나발니는 지난 8월 말 불법시위 조직죄로 30일간의 구류를 선고받아 현재 수감 중이다.
나발니가 운영하는 반부패재단은 지난 8월 식료품 조달업체들이 국가근위대 지도부와의 뒷거래를 통해 저질 제품을 고가에 납품하면서 서로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2016년에는 졸로토프 가족의 막대한 재산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내고 부정 축재 의혹을 폭로했다. 졸로토프는 푸틴 대통령의 경호팀장으로 13년간 일한 최측근 인사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6년 기존 내무군을 기반으로 테러 및 조직범죄와의 전쟁, 사회질서 유지 등의 폭넓은 임무를 수행하는 대통령 직속 권력기관인 국가근위대를 창설하면서 졸로토프를 대장으로 임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졸로토프가 자신의 동영상에 대해 크렘린과 상의하지는 않았다”며 “그의 발언을 신체적 협박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별한 경우에는 모든 수단을 사용해 싸울 수 있다”고 덧붙여 졸로토프의 행동을 두둔했다. 그러나 류보피 소볼 반부패재단 변호사는 “아마 ‘푸틴의 친구’는 나발니가 수감 중인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며 “부패와 비리 사실이 명백한 만큼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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