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홀했던 소방훈련 뼈저리게 반성”

“경보기·방화셔터 작동안해”
대피안내방송 등 대처 미흡

비상구 못찾고 승강기 이용
사망자 안 나온 것은 ‘天運’


“소방시설 자체 안전 점검을 대충하고, 소방 훈련을 소홀히 했던 것을 뼈저리게 반성합니다.”

11일 경북 청도군 화양읍 청도용암온천 화재로 60여 명이 연기를 흡입해 부상하면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안전불감증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김청현(55) 청도용암온천 화재수습대책본부장은 12일 “화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을 깊이 사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청도용암온천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자체 소방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직원들을 상대로 화재 대응 훈련을 했지만, 막상 닥치니 문제가 많았다”며 “소방훈련과 소방시설 점검을 ‘FM’대로 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고 후회했다. 이 온천에는 14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화재 당시 일부 직원들은 이용객에게 물수건을 적셔 코와 입을 막도록 하면서 대피를 도왔지만 대피 안내방송, 화재경보기, 방화 셔터 등 소방안전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부상자들로부터 제기됐다. 이 때문에 미처 대피할 틈도 없이 지하 1층에서 난 불의 연기가 1~5층 남녀목욕탕과 탈의실, 객실까지 확산했다는 것이다. 일부 이용객들은 비상구를 찾지 못해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것을 감수하고 타기도 했다.

24개월 된 아들과 함께 투숙했던 임모(39·강원 고성군) 씨는 “객실과 통로에 들어찬 연기로 탈출구를 찾는 데 목숨을 걸었다”고 말했다. 1995년 사용 승인이 난 이 온천은 소방법 소급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라고 청도소방서 측은 밝혔다.

이 온천은 평일 하루 500~600명, 주말 1000명 이상이 전국에서 찾을 정도로 유명한 목욕시설이다. 김 본부장은 “다행히 사망사고는 없었지만, 화재 대응은 문제였다”고 거듭 언급하면서 “이유를 불문하고 피해를 당한 이용객들에게 충분히 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과 함께 화재로 연기를 마셔 청도 대남병원, 경산 세명병원 등 8개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치료에 전력하고 피해 보상을 약속했다.

한편, 11일 오전 9시 54분쯤 이 온천에서 불이 나 이용객 등 104명 중 62명이 연기를 마셨으며 다행히도 모두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2일 오전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동 감식을 벌였다.

청도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박천학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