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지난 4월 25일 ‘법의 날’에 정부로부터 받은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정황이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났다. 당시에도 전(前)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제치고 이 후보자가 뜻밖에 수상자로 선정될 때부터 ‘코드 훈장’ 비판이 있었는데, 이번 청문회에서 드러난 ‘훈장 동의서 진위(眞僞)’ 논란은 서훈(敍勳)의 위법성 우려를 키우고, 국가 훈장의 품격까지 떨어뜨린다. 국민훈장 무궁화장은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훈장으로 심사가 까다롭다. 얼마 전 작고한 김종필 전 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수여됐다.

야당은 11일 이 후보자의 훈장 논란 및 헌법관(觀)의 모호성 등을 들어 청문보고서 채택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과 상식의 눈높이에서 봐도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 이 후보자는 지난 10일 청문회에서 “언론 보도를 보고 수상을 알게 됐다. 동의서도 제 기억으로는 제출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무궁화장 상훈 심사를 위해 대상자가 직접 서명한 검증 동의서와, 훈장 수여 동의서가 필수적이다. 이 후보자의 주장대로 본인이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법무부에 두 동의서가 제출돼 있다면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밝혀야 한다. 이 후보자는 “절차적 문제가 있다면 훈장을 반환하겠다”고 했지만 반환이 아니라 수사가 필요한 문제다.

이 후보자는 국가보안법, 통합진보당 해산 등 헌법 정신과 관련된 쟁점들에 대해서는 본인의 과거 언행이 선명한데도 애매하게 답변하고 넘어갔다. 이 후보자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와 농성을 주도했고, 통진당 이석기 전 의원 석방 탄원에 동참하는 활동을 했다. 당당히 소신을 제대로 밝히고 헌법재판소 구성의 다양성 등을 앞세우는 게 옳았다. 이런 인사가 헌법재판관 적임자라고 보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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