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쿠데타 음모론 제기

야권 “경제 실정·정치 위기 비판 피하려는 의도”

최근 기록적인 물가상승과 주식·화폐가치 급락 등 경제난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느닷없이 쿠데타 음모론을 제기했다.

12일 필리핀스타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11일 TV 대담을 통해 야권과 공산반군, 과거 쿠데타에 실패한 퇴역군인들이 쿠데타 음모를 꾸민다는 정보를 제3국을 통해 받았다면서 군에 정보공개를 요구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정적이자 해군 장교 출신인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상원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전임 행정부의 사면 결정을 취소한 후 트릴라네스를 포함한 전직 군인들과 야권, 공산주의자들이 지속해서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게리 알레자노 하원의원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맞섰다.

지난 8월 필리핀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4%를 기록하며 9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으며, 달러 대비 페소화 가치도 12년여 만에 가장 낮은 달러당 53.854페소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특히 두테르테 대통령은 베니그노 아키노 3세 전 행정부가 트릴라네스 의원에게 내린 사면을 취소하고 군에 체포를 명령했다 트릴라네스 의원이 일주일 이상 상원 건물 안에 머물면서 역풍을 맞고 있다. 야권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경제난에 대한 비판을 쿠데타 음모론을 통해 회피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