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분쟁 - 신흥국 위기
국내외 증시 짓누르는 악재
2300 넘어섰다 다시 ‘주르륵’

2차전지·5G·전기차·헬스 등
개별 종목 ‘각개전투’ 전략을
해외주식·채권형ETF도 대안


대내외 악재와 성장 둔화의 조짐 속에서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 접어드는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장하는 시장과 종목을 잘 살피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주식의 비중을 다소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해볼 만한’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다.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글로벌 무역전쟁의 긴장과 신흥국 금융 불안이 이어지면서 다시 2300선을 내줬다. 코스피 종가가 23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7일(2299.30) 이후 7거래일 만으로, 한 주간 회복 흐름을 보이다가 다시 한 주간 후퇴를 한 것이다.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요인들은 장기화 구간에 접어들고 있다. 시장기대와 달리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협상이 좀처럼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내수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이 되는 수출이 둔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와 인도 루피화가 사상 최저치까지 하락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마저 9년 만에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주요 증시가 공포에 떨고 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적 바닥징후가 형성됐음에도 대내외 기초 경제여건에 비춰볼 때 증시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증권과 KB증권은 이런 점을 고려해 9월 코스피 예상범위를 각각 2230∼2380선, 2260∼2390선으로 제시했다. 박스권에서 진퇴를 반복할 것이라는 얘기다.

박스권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한 가지 전략은 ‘각개전투’다. 전반적인 경기의 흐름보다는 주목되는 산업이나 기업 등을 면밀하게 살펴 종목별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거 이익이 희소한 박스권 흐름에서는 중소형 성장주가 유망했다”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2차전지, 5세대(G) 등 분야에서 수혜받을 것이 많고 상대적으로 높은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기업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거시변수에 영향을 덜 받는 개별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콘텐츠, 헬스케어, 전기차 등 성장주 관련 종목 장세가 펼쳐질 듯하다”고 예측했다.

눈을 해외로 돌리는 것도 유효한 전략이다. 박스권 장세에선 국내와 해외 투자 비중을 7대 3 정도로 섞는 것도 좋다는 조언이 나온다. 우선 미국이 올해 2번의 추가 금리인상 이후 내년 4회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당분간은 탄탄한 투자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기술주에 관한 관심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 기술주 상승을 주도한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이 올해 들어 실적 이슈 등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휘청이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성장 잠재력 등에 대한 신중한 선별은 필수다.

미국, 일본의 4차 산업혁명 펀드나 지역적으로는 인도와 같이 신흥 투자처 펀드도 대안이다. 베트남 펀드가 올해 들어 계속 지지부진하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이 6%를 넘어서는 등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일본도 ‘완전고용’ 상태에 가까운 경기호황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을 잘 선택해 해외펀드에 가입하면 국내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미국 국채 상장지수펀드(ETF) 직접 투자가 늘어나면서 자산운용업계에서 잇달아 출시를 추진 중인 관련 ETF도 한 가지 대안이다. 미 국채는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풍부한 무위험 채권이다. 이로 인해 기관들은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미 국채 단기·중기·장기물을 적절하게 섞어 자산배분 효과를 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해외 채권형 ETF가 계속 커지는 추세”라며 “채권형으로 자산 배분하는 수요가 많이 생기고 있어, 미 국채 10년물 같은 핵심상품 외에도 여러 상품이 상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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