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리대로라면 不法 판정될 것”
개신교 세습 쇄신 계기될 듯


개신교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논란을 빚은 명성교회의 부자간 목회 세습이 교단 내 재판국에서 재심을 받게 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교단은 13일 오전 전북 익산 이리신광교회에서 소속 목사·장로 대표(총대) 1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나흘째 마지막날 총회를 열고 새로 구성된 재판국이 지난 8월 명성교회의 목회 세습을 합법으로 판정한 데 대해 재심하도록 사실상 결정했다.

이번 총회는 앞서 명성교회 세습이 가능한 것으로 해석한 교단 헌법위원회의 판단을 기각했고, 이 해석을 근거로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아들 김하나 목사로 세습이 유효하다고 판결한 교단 재판국원 15명 전원을 교체하는 등 교단 헌법의 ‘목회 세습 금지’ 정신을 재확인한 바 있다. 기존 판결이 뒤집혀 명성교회의 세습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교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번 예장통합 총회의 결정은 국내 최다 신자를 가진 개신교계의 제일 적폐로 비판받는 목회 세습의 쇄신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날 총회는 전날 재판국원 15명 전원 교체를 결정한 데 따라 공천위원회가 추천한 새로운 재판국원을 추인했다. 이 결정으로 명성교회 부자세습 결의 무효 소송이 재심에 들어가게 됐다. 예장통합 사무총장인 변창배 목사는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로부터 지난 7일 명성교회 세습 판결을 인정한 재판국 판결에 대해 재심이 접수됐다”며 “교단 총회의 재심 결정이 나온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재심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 김수원 목사는 “이번 총회가 목회세습을 금지한 교단의 헌법을 명확히 정리해 주었다”며 “법리대로만 한다면 명성교회 세습이 불법으로 판정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재심을 통해 명성교회의 세습이 불법으로 최종 판정될 경우, 명성교회는 세습을 철회하거나 교단을 탈퇴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명성교회 관계자는 “이미 사법적 판단이 끝난 것을 총회가 뒤집을 순 없다”며 “향후 재심을 지켜보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도가 10만 명이 넘는 세계 최대 장로교회인 명성교회는 2017년 11월 김하나 목사가 부임하며 큰 갈등을 불렀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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