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거센 반발에 막혀 물러나

여당이 4·27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 상정을 시도하면서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간 격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여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필수적 조치라며 상정을 시도했지만, 야당의 거센 반발에 막혀 일단 한발 물러섰다. 야당은 국회 의장단과 야당 대표들에 대한 일방적인 방북 초청으로 물의를 빚은 데 이어, 막대한 예산과 국가 안보가 걸린 사안을 국민적 동의 없이 강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오늘 당장 국회 외통위에서 비준 동의안을 상정하고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10일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 간에 판문점 선언 처리를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논의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당 차원에서 일찌감치 전폭적으로 상정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회 외통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수혁 의원은 이를 의식하듯 같은 시간 열린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판문점 선언 자체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서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우리 측의 동의를 거쳐 비준을 실현하면 그 자체로도 북측에게도 효과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또 야당의 거센 반대에 대해 “간사 간 협의를 통해 판문점 선언을 상정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야당 거부로 무산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도 했다.

이에 보수 야당은 비준안 이행에 따른 비용과 절차적 문제를 거론하며 거부 당위성을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정양석 의원은 “판문점 선언에 따른 재정 추계가 부실한 상황에서 정부가 무책임하게 계약금만 걸어놓고 통째로 비준해달라고 하고 있다”며 “국민의 재정부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급히 상정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도 “판문점 선언은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헌법과 법률에 따르는 국회 비준대상이 아니다”며 “법제처나 기타 법률기관으로부터 비준대상이 맞는지 법률적 판단을 받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도 “반대를 설득·이해시키고 합의해서 (판문점 선언을) 통과시켜야지 표결에 의해 통과시키려 하는 것은 무슨 저의냐”며 따져 물었다.

최준영·이은지 기자 cjy324@munhwa.com
최준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