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 없는 삶 / 필 주커먼 지음, 박윤정 옮김 / 판미동
인종·직업별 심층인터뷰·통계
無종교인, 탐구·공감능력 높아
군중심리 없고 삶에 애착 더 커
- 세속성자 / 양희송 지음 / 북인더갭
교회 권위에 의존 않는 신앙인
집단적 사고 대신 스스로 성찰
성스러움·세속성 등 깊게 다뤄
필 주커먼은 미국 내 다양한 인종과 직업, 연령대의 사람들을 심층 인터뷰하고 많은 통계수치를 분석해 이 책을 펴냈다. 종교를 가진 많은 미국인은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좋아하거나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종교가 없는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거나 무언가 결여된 삶’을 살며, 무절제하고 오만하며 이기적일 것이라는 막연한 편견이 있다. 이런 배타성과 편견은 무종교인을 더 늘어나게 한다. 저자는 무종교인들에 대한 혐오와 불신에서 깨어나게 돕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수많은 인터뷰와 자료를 통해 저자는 무종교인이 문제를 실용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집단적 사고나 군중심리에 휘둘리지 않으며, 현세의 일들과 사람들에게 애착심을 갖는 태도를 지닌다고 말한다. 또 과학적 탐구를 좋아하고, 인간적 공감능력이 높으며, 성숙한 도덕성을 키우고 삶의 유한성을 고요히 받아들일 줄 아는 등 공통의 특색과 가치를 지녔다고 분석한다. 지구촌에 종교가 없는 사람들 대개는 종교를 파괴하지 않는다. 무종교인은 정치의 영역에서든 사적인 삶에서든 종교를 해결책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타 종교에 적대적인 국가나 사람은 오히려 종교국가나 종교인들인 경우가 흔하다. 저자는 무종교인을 변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진정한 종교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무종교인들은 자신의 삶을 외부가 아닌 내면에 두고 끊임없이 성찰한다. 이들은 이분법적 사고보다 통합적 이성, 타인이나 사회와의 관계를 중시함으로써 배타적인 종교인들보다 더 종교적인 삶을 산다는 것이다.
‘세속성자’의 저자는 이미 2014년 ‘가나안 성도, 교회 밖 신앙’을 펴낸 바 있다. 앞선 책이 ‘교회 밖’으로 나가는 ‘가나안’ 신자의 증가 원인에 대해 주로 다뤘다면, 이번 책에서는 이들의 실천적 신앙에 대해 말한다. 성스러움과 세속성, 믿음, 기도, 전도, 영성과 종교의 공공성 등 오랫동안 개신교 신자들이 가슴에 품은 의문을 다루고 있어 찬찬히 음미해볼 만한 책이다.
‘성자’는 거룩한 사람을 뜻하고, ‘세속’은 그 정반대에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세속성자’는 형용모순이 되는 표현이다. 저자는 더 이상 교회와 목회자의 권위에만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신앙적 양심에 호소하는 새로운 신앙인들을 ‘세속성자’라고 부른다. 교회는 세상 저 안쪽에 거룩하게 존재한다는 사고를 세속성자는 거부한다. 우리 시대의 세속성자란 교회의 집단적 실패에 맞서 스스로 정당한 질문을 던질 줄 아는 개인들이다.
저자는 우리 삶의 전반을 차지하는 노동과 쉼을 영성에서 제외하고 홀로 거룩하면 참된 그리스도인인가라고 묻는다. 신앙을 삶과 유리해 일하고 소비하고 욕망하는 자본주의 가치 속에서 ‘아무런 비판적 검토’도 없이 맹목적으로 살아간다면, 우리는 결국 형제자매는 물론 스스로를 노예적 노동으로 내몰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근래 대형교회보다 작은교회를 지향하거나, 혹은 카페 등지에서 정해진 목회자 없이 신앙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 책도 저자가 참여하고 있는 ‘세속성자 수요모임’의 5년간 경험을 토대로 쓰였다. 각 권 420쪽 1만 8000원, 252쪽 1만 4000원.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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