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으로 월드컵 예선 2연승
김상식 감독대행 전략 주효
계약 종료… 거취 여부 불투명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서 2연승을 거뒀다. 지난 14일 요르단 원정 경기에서 86-75로 이긴 대표팀은 17일 고양체육관에서 시리아를 103-66으로 따돌렸다. 지난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친 뒤 허재(53) 전 감독이 지난 4일 사퇴했고, 김상식(50·사진)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2연승을 이끌었다.
김 감독대행은 짧은 기간에 변화를 꾀했고, 전략 수정은 들어맞았다. 한국농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김 감독대행이 선택한 변화는 기동력을 바탕으로 한 유기적인 조직력. 김 감독대행은 시리아를 꺾은 뒤 “공을 소유하지 않은 선수들이 빠르게,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득점 기회가 생긴다는 점을 대표팀에 강조했다”면서 “일대일보다는 동료의 도움을 받는 게 득점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표팀은 개인기 위주의 패턴에서 벗어나 5명이 모두 적절하게 위치를 선정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공격의 활로를 확보했다. 김 감독대행은 “센터가 페인트존에 머무르면 (상대 수비 탓에) 공을 골밑에 투입하기가 어려워진다”면서 “빅맨들이 페인트존을 들락거려야 골밑이 비어 공을 투입할 틈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5명 전원이 시리아의 수비를 뚫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센터 라건아(현대 모비스)는 더 많은 득점 기회를 얻어 41득점을 쓸어담고 17리바운드를 보탰다. 라건아에 초점을 맞춘 공격루트를 다양화해 라건아 의존도를 낮추면서 라건아의 득점은 더 많아졌다.
김 감독대행은 전문 소방수에 비유할 수 있다. 감독대행이 벌써 4번째다. 2006년 KT&G(KGC), 2007년 오리온, 2014년 삼성, 그리고 이번에 대표팀 감독대행직을 수행했다. 성적 부진 등의 이유로 감독이 물러나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빠르게 진정시키는 솜씨가 뛰어나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허 전 감독이 사퇴하면서 김 감독대행에게 시리아와의 경기까지 대표팀을 지휘해달라고 요청했고 김 감독대행은 받아들였다.
그리고 김 감독대행은 침착하게 대표팀을 관리하면서 2연승을 이끌었다. 이로 인해 허 전 감독의 계약기간이 종료(내년 2월)될 때까지 김 감독대행에게 지휘봉을 맡기자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 감독대행은 “농구협회로부터 (재계약 등을) 통보받지 못했다”면서 “일단 내 역할은 여기까지이고,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잘 따라와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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