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 돌출속 배경·의도 관심
중국의 마윈(馬雲·사진)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정부는 통치에 집중해야 한다”며 중국 당국의 기업경영 간섭을 시사해 파장을 불러모으고 있다. 특히 그의 발언은 최근 교육 자선사업 등을 이유로 내년 9월 퇴진을 선언한 가운데 중국 안팎에서는 음모론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나와 배경과 의도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홍콩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를 이끌고 있는 마 회장은 전날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세계 인공지능(AI)대회에 참석해 “시장이 스스로 AI와 같은 새로운 산업 발전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그의 언급을 정부 당국이 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를 보다 완화할 필요가 있음을 촉구한 것으로 파악했다. 마 회장은 이어 “개인적으로 정부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하고, 기업들 또한 기업이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 회장이 1년 전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미국의 일레인 차오 교통부 장관과 대화할 때도 비슷한 언급을 한 바 있다. 이날 마 회장은 “(정부가) 큰 소리로 운다고 해서 퇴보하는 세력을 옹호하는 것은 혁신을 망치는 가장 심각한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WSJ는 “이날 마 회장의 발언은 그의 갑작스러운 퇴진 선언이 인터넷 기업에 대한 중국 권위주의 정부의 과도한 간섭과 규제에 대한 불만과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관측했다. 실제로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회사인 ‘앤트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은 올 1월 개인정보 보호 기준을 위반한 것과 관련해 당국의 규제를 받았다. 알리바바는 또 모바일 기반 금융 서비스 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태다. 마 회장은 이날 “모바일 개인 간(P2P) 대출시장에서 불법영업 행위가 많지만, AI에 기반해 실제 데이터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위험이 낮다”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AI의 미래에 대해 마 회장은 “AI는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인지와 사고방식을 바꿔놓을 것”이라며 “전통 산업은 새로운 기술을 끌어안아야 하고, 미래 제조업의 핵심은 데이터와 서비스”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 당국의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규제는 중국 최대 게임업체이자 IT 기업인 텐센트(騰迅·텅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중국 당국이 최근 비디오게임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조치를 내놓으면서 텐센트의 주가는 최근 몇 주간 급락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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