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점수 높아도 원서는 못봐
읽기·쓰기·듣기 등 균형 필요”
“대학입학시험에서 수능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 시행되면서 영어의 중요성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대학에선 학생, 교수들이 영어 원문 강의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어요.”
이용탁(58·사진) ETS 코리아 대표는 “대입 상위권 수험생들이 중학교 3학년 이후 더 이상 영어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비록 영어 사교육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는 있지만 다른 기초 과목과 비교했을 때 균형을 잃었다”며 “인재로 먹고살아야 하는 나라에서 학생들의 영어 경쟁력이 떨어져 대학에서도 원서 학습에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는 1947년 설립돼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에서 가장 큰 비영리 교육평가연구기관이다. 전 세계에서 연 5000만 회 이상 치러지는 토익, 토플, SAT, GRE 등 시험을 개발 및 시행하고 있다. 미국 외에 6개국에 글로벌 지사를 운영하며 아시아에선 한국과 중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토익·토플 시험 시장 규모를 봤을 때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이 대표는 일각에서 ‘한국인들이 토익·토플 점수가 높아도 실전에선 영어를 못한다’는 비판에 대해 “학원의 ‘족집게 강의’로 문제를 푸는 능력에 비해 영어 실력이 떨어지는 점은 안타깝다”고 했다. 다만, 당장 영어의 유창함이 떨어져도 점수를 높게 받은 학생이 영어 환경에 대한 적응도·성취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시험 자체의 무용론에 대한 지적도 있지만 해당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건 여전히 쉽지 않다”며 “본사에서도 실력이 곧 점수로 이어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새 문제를 개발하고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한국의 영어학습 방향에 대해서는 토플 시험의 4개 영역인 ‘읽기·듣기·쓰기·말하기’의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어도 결국 언어이기 때문에 통합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며 “특히 자기 의사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쓰기’ 교육을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국의 영어 경쟁력도 높지만, 결국 글로벌 인재가 핵심이 될 한국에선 영어 교육의 중요성을 절대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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