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번 돈 해외 SPC에 보내
규제사각지대서 세금 거의 안내
업계 “고의적 조세 회피” 지적
국내기업은 ‘역차별’에 속앓이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구글코리아 등 외국계 정보기술(IT)기업들이 국내에서 매년 수천억 원 이상을 벌어가면서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구글이 운영하는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는 유해 콘텐츠, 가짜뉴스, 저작권 침해 콘텐츠 등을 사실상 방치한 사이 정부의 촘촘한 규제망에 포위된 국내 IT 기업들은 ‘역차별’에 속앓이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9일 애플리케이션 분석 업체 와이즈앱 등에 따르면 올 1월에서 8월까지 우리나라의 구글 플레이 앱 결제 금액은 2조2203억 원에 이른다. 연간으로 추산하면, 3조3300억 원이다. 구글 플레이 앱 매출이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가 구글 플레이에 지불한 금액 중 부가세를 제외한 금액이다. 구글코리아는 올해만 앱 매출의 30%가량인 9990억 원가량을 앉은 자리에서 가져간다. 이 같은 고수익을 올리면서도 구글코리아는 한국 정부에 세금을 거의 내지 않고 있다. 구글은 법인세율이 낮은 싱가포르·아일랜드 등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이곳으로 현지 수익을 돌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글코리아가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점을 활용해 고의적으로 조세 회피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구글코리아가 2016년 낸 세금은 200억 원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글로벌스탠더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세계 매출이 연간 7억5000만 유로(약 9900억 원)를 넘고, 유럽에서 5000만 유로 이상을 벌어들이는 인터넷 기업에 유럽에서 올린 매출의 3%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법인 설립 장소가 아닌, 이용자의 거주지와 실제 매출이 발생하는 지역을 기준으로 세금을 거둬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조치다. IT 업계 관계자는 “EU 선례가 있는 만큼, 구글이 정당한 세금을 내고 국내에서 사업을 하도록 하루빨리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튜브 역시 규제에서 자유로운 포지션을 활용, 국내 동영상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유튜브에 들어가 검색을 하면 자살 영상, 몰카 등 유해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제대로 된 성인인증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미성년자, 유·아동에게까지 이 같은 콘텐츠가 노출되는 실정이다. 이에 더해 저작권을 침해한 콘텐츠들도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실제 불법 음원 콘텐츠 또는 정당한 저작권료를 지급하지 않은 음원 콘텐츠로 음원 시장에서도 국산 서비스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감시망’이 없는 틈을 타 유튜브의 매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동영상 광고 매출의 40%(1160억 원)를 차지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G마켓·옥션 등을 운영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의 고배당 정책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년간 2873억 원을 배당했다. 배당은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100%를 보유한 영국 이베이를 거쳐 최종적으로 미국 이베이 본사로 간다. 이에 대해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그간 배당을 하지 않다가 최근 2년간 필요한 배당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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