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추의 커피사랑

박이추(69) 보헤미안 박이추 커피공장 대표는 우리나라 1세대 바리스타 중 유일하게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루 5번 커피를 마신다는 그는 매번 다른 커피를 선택한다고 했다.

“카페를 열기 전에 한잔을 마시고 아침 식사 후, 점심 전, 오후 3시, 오후 5시쯤 한잔씩 마시는데 케냐 커피와 보헤미안 하우스 블렌드, 베트남 커피 등 매번 다른 종류를 마셔요. 똑같은 것만 마시면 뭔가 안 될 것 같은 마음도 들고, 원두를 잘 볶았는지 시험도 하면서요.”

박 대표는 커피를 자신의 동반자라고 표현했다. “사람들은 커피라는 존재가 보이지 않겠지만 저는 실재한다는 마음으로 일해요. 일상생활이나 마음속, 주변에 항상 있다고 생각하죠. 솔직히 말하면 정상이 아닌지도 몰라요(웃음). 다시 말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미쳐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해 주세요.”

도심 곳곳에 카페가 들어서 있고 거리에는 커피를 든 사람들이 익숙한, 최근의 커피 열풍을 어떻게 바라볼까.

알듯 모를 듯한 미소로 잠시 생각에 잠긴 그는 개인적인 견해라며 이런 대답을 들려줬다.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커피 중독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불안하고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많아서 커피를 마신다고 봐요. 기력이 떨어지거나, 정신상태가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적은 비용으로 잠시라도 불안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요. 커피를 마신다고 스트레스가 사라지지는 않지만, 순간적으로 그런 효과가 있다고 믿고 커피에 의존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커피 한잔하며 여유를 갖고 잠시라도 행복할 수 있다면 다행 아닐까요.”

박 대표가 처음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보헤미안을 열었을 때 150종의 원두커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22가지 원두로 총 35가지 종류의 커피를 만들고 있다. 예전에는 커피 배합을 많이 했지만, 최근에는 직접 볶은 원두만 활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청했다.

“커피 맛도 유행이 있습니다. 커피를 접하다 보면 싱겁다고 느껴져 점점 강한 맛을 원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연한 맛과 강한 맛 사이에서 균형을 찾게 됩니다. 커피는 여러 종류가 있으니까 좋아하는 커피를 내리고 커피의 색도 추출하면서 인생을 즐기면 어떨까요.”

한국에 정착한 지 40년이 넘었지만, 일본식 발음이 여전히 남아 있는 어눌한 우리말이 정답게 느껴졌다.

강릉 = 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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