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디스 벗 구디스(Oldies, but goodies). ‘구관이 명관’이라는 의미입니다.

과연 이 격언은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까요? 하반기 예능가는 이를 입증해보는 시험대에 오릅니다. KBS는 오는 28일, 1994년부터 16년간 사랑받았던 프로그램인 ‘TV는 사랑을 싣고’를 부활시키는데요. 이에 앞서 MBC는 21일 ‘진짜 사나이 300’을 시작하죠. 연예인들의 군부대 체험을 다뤄 2013∼2016년 큰 사랑을 받았던 바로 그 프로그램입니다. 이 외에도 각 방송사는 과거 단골 예능 소재였던 퀴즈 프로그램을 잇달아 편성하고 있는데요. “신선하다” “오랜만에 반갑다”는 반응 뒤에는 굳이 왕년의 영광을 뒤적일 필요가 있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죠.

이는 한 시대를 풍미한 후 휴식기를 가졌던 예능 프로그램이 돌아온 후 호평을 받은 사례가 드물기 때문일 겁니다. 1990년대를 대표하는 코너인 ‘몰래 카메라’는 ‘꾸러기 카메라’ ‘스타 이런 모습 처음이야’ 등의 유사 프로그램을 낳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죠. 이후 2005년 부활됐지만 2년 만에 막을 내렸고, 2016년 12월 비슷한 형식을 가진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되살아났으나 5개월 만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또한 강호동이 진행하던 ‘무릎팍도사’와 ‘스타킹’ 역시 잠정 은퇴했던 그가 컴백 후 재개했으나 예전 같은 반응을 얻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죠.

재탕한 예능 포맷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다시 대중 앞에 서기 위해서는 과거와는 달라진 ‘섬싱 뉴(something new)’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트렌드는 쉽게 변하고 대중의 변덕은 생각보다 심하기 때문에 예전의 영광은 쉽게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TV는 사랑을 싣고’가 방송되던 2000년대 이전과 지금은 시대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각종 SNS를 활용해 한두 다리만 건너면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와 쉽게 닿을 수 있죠. 예전처럼 마구잡이로 오래전 살았던 동네나 모교를 방문해 찾는 이의 행적을 좇고, 탐문하는 것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모양새일 수 있다는 겁니다. ‘진짜 사나이’ 역시 숱한 스타를 배출했지만, 각종 군 비리가 사회적 문제가 되는 상황 속에서도 지나치게 군대를 미화한다는 지적을 받으며 인기가 하락했죠. 2018년 버전으로 부활한 ‘올디스’들이 과연 이런 핸디캡을 어떻게 극복해 ‘구디스’가 되느냐가 관건입니다.

방송이 시작되기도 전에 초를 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과거 이 프로그램을 즐겨보던 시청자로서 보다 나은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되길 빌며 전하는 소박한 조언입니다.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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