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좋아져… 준비는 해야”
“사업논리로 보면 투자 어려워”
“북한에 잘못 투자하면 ‘제2의 오라스콤’이 될 수 있다.”
“언젠가 대북 사업을 놓고 벌어질 국제 경쟁에 대비할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재계는 이번 ‘평양 공동선언’에 대해 이처럼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A사 고위 관계자는 20일 “이집트 이동통신사 오라스콤은 2008년부터 2억 달러를 투자, 북한 체신성과 ‘고려링크’를 세우고 휴대전화 서비스를 해왔지만, 현지에서 번 이익을 가져오지 못해 어려움을 겪다가 사실상 ‘사업 철수 위기’를 맞은 상황”이라며 대북투자의 위험성을 경계했다.
남북 관계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고 누구도 사업권을 보장해 줄 수 없으므로 대북 투자를 적극적으로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얘기다. 대기업 B사 관계자는 “대기업 대부분은 대규모 자본 투자를 동반하고 인건비 비중이 낮은 장치 산업에 종사한다”며 “제도적으로 ‘사업권 보장’이 되지 않는 대신 전기, 도로 등 막대한 인프라 투자를 동반해야 하고, 내수가 열악한 북한에 투자를 검토하는 것은 사업 논리만 보면 어려운 일”이라고 털어놨다.
대기업 C사 관계자는 “미국, 러시아, 중국 등과 얽혀 있는 현안도 해소되고 대북 제재가 풀려야 기업도 소명의식을 가지고 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남북 경협에 뛰어들기엔 아직은 주변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 사업 재개를 간절히 바라는 현대그룹을 제외하면 대북사업에 관련된 기업 대부분은 “준비는 하되,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지난 4월 초 건설 부문에 ‘남북경협 태스크포스(TF)’를 꾸린 삼성물산 관계자도 “구체적인 결론이 난 게 없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현대로템 역시 “철도연결 등과 관련해 추가 차량 발주가 나올 것으로 기대는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언젠가 벌어질 중국·러시아·일본 등과의 대북 사업 주도권 경쟁을 감안하면 조금은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제단체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을 간다고 해도 시장 경제를 위한 준비를 하는 데만 적어도 2년은 걸릴 것”이라면서 “지금부터 교류를 통해 유리한 분위기를 만들어놓을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방승배·권도경 기자 frog72@munhwa.com
“사업논리로 보면 투자 어려워”
“북한에 잘못 투자하면 ‘제2의 오라스콤’이 될 수 있다.”
“언젠가 대북 사업을 놓고 벌어질 국제 경쟁에 대비할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재계는 이번 ‘평양 공동선언’에 대해 이처럼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A사 고위 관계자는 20일 “이집트 이동통신사 오라스콤은 2008년부터 2억 달러를 투자, 북한 체신성과 ‘고려링크’를 세우고 휴대전화 서비스를 해왔지만, 현지에서 번 이익을 가져오지 못해 어려움을 겪다가 사실상 ‘사업 철수 위기’를 맞은 상황”이라며 대북투자의 위험성을 경계했다.
남북 관계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고 누구도 사업권을 보장해 줄 수 없으므로 대북 투자를 적극적으로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얘기다. 대기업 B사 관계자는 “대기업 대부분은 대규모 자본 투자를 동반하고 인건비 비중이 낮은 장치 산업에 종사한다”며 “제도적으로 ‘사업권 보장’이 되지 않는 대신 전기, 도로 등 막대한 인프라 투자를 동반해야 하고, 내수가 열악한 북한에 투자를 검토하는 것은 사업 논리만 보면 어려운 일”이라고 털어놨다.
대기업 C사 관계자는 “미국, 러시아, 중국 등과 얽혀 있는 현안도 해소되고 대북 제재가 풀려야 기업도 소명의식을 가지고 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남북 경협에 뛰어들기엔 아직은 주변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 사업 재개를 간절히 바라는 현대그룹을 제외하면 대북사업에 관련된 기업 대부분은 “준비는 하되,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지난 4월 초 건설 부문에 ‘남북경협 태스크포스(TF)’를 꾸린 삼성물산 관계자도 “구체적인 결론이 난 게 없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현대로템 역시 “철도연결 등과 관련해 추가 차량 발주가 나올 것으로 기대는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언젠가 벌어질 중국·러시아·일본 등과의 대북 사업 주도권 경쟁을 감안하면 조금은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제단체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을 간다고 해도 시장 경제를 위한 준비를 하는 데만 적어도 2년은 걸릴 것”이라면서 “지금부터 교류를 통해 유리한 분위기를 만들어놓을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방승배·권도경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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