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큰진전 없다” 평가속
美北대화 재개의사 신속표명
정의용 “공식발표한 내용 외
더 많은 비핵화 논의 있었다”
‘비공개 약속 존재’관측에 무게
2박 3일간의 평양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이 자리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공개하지 않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은밀한 대화 내용, 특히 비핵화 조치와 관련한 별도의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부분의 큰 진전은 없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임에도 11월 초의 중간선거와 여론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대화 재개 의사를 신속하게 밝히면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얻어낸 추가적인 비핵화 약속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 오전 기자브리핑에서 “지난밤 사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평양공동선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트위트를 날렸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다음 주 유엔총회를 계기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초청하고 오스트리아 빈에서 실무 협상을 갖자는 제안도 했다”며 “북한과 미국의 대화 물꼬가 다시 트였다”고 밝혔다. 이로써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미·북 비핵화 협상이 곧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미·북 협상에 빠르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위치한 빈에서 실무협상을 열자고 전격 제안한 것은 뜸을 들이지 않고 비핵화 협상 본론으로 들어가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읽히는 부분이다. 이 가운데 문 대통령은 24일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 평양에서 가져온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평양공동선언 내용만 놓고 보면 미국이 북한에 보상조치를 하도록 설득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외부 전문가 참관 속 동창리 엔진시험장·미사일 발사대 영구 폐쇄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른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 등이 담겼지만, 이것이 미래 핵의 극히 일부일 뿐 아니라 미국이 줄곧 요구해온 핵 신고 리스트 제출 등 현재 핵과 과거 핵 폐기에 대한 언급은 빠져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직접 육성을 통해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점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이에 따라 평양공동선언에서 발표되지 않은 문 대통령-김 위원장 둘만의 대화에서 나눈 추가 비핵화 메시지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만한 비핵화 카드를 우리 정부가 공개하지 않고 아껴 두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9일 “남북 정상이 공식 발표된 내용 외에도 더 많은 비핵화 관련 논의를 했다”고 말해 이런 가능성에 무게를 더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는 추가 비핵화 카드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어느 정도로 끌어올릴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앞서 문 대통령은 4·27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1년 내 비핵화를 약속했다고 미국에 전달했으며, 미국은 이를 신뢰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은 신고, 검증 등 비핵화 초기 조치조차 거부하며 종전선언 등 보상을 요구하면서 시간을 끌어 왔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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