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폼페이오 ‘시간표’ 강조

北 核시설폐기에 ‘조건’ 달자
‘시한’ 꺼내 美·IAEA사찰 강조
실질이행 北수용 여부가 관건


미국 정부가 북한 비핵화 선행조치 요구에 북한 영변 핵시설 폐쇄 사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인 2021년 1월 이내 비핵화 완료라는 카드를 내놓은 것은 실질적 비핵화 첫 조치인 핵 사찰과 시간표를 북한에 요구한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고위급 회담과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실무회담 때 실질적인 비핵화 방안을 가지고 나와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빅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평양 공동선언에는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돼 있었지만 미국 측은 이보다 한발 더 나간 것이다. 미국과 IAEA 사찰은 북한 측에 핵 사찰을 위해 문을 열라는 요구를 한 것이다. 미국과 IAEA 전문가들이 영변 시설을 사찰할 경우 북한의 현 핵 능력은 물론 다른 핵 시설 존재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향후 회담에서 핵 리스트와 시간표를 마련해 올지에 따라 미·북 간 대화 속도는 물론 종전선언과 비핵화 방향이 정해질 전망이다.

또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완료 시기를 트럼프 첫 임기가 끝나는 2021년 1월로 못 박고, 이를 김 위원장이 한 약속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에 비핵화 협상에 나올 때 2021년 1월까지 비핵화를 완료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시간표를 만들어 올 것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합의했지만 북한이 선(先) 종전선언을 요구하며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에 나서지 않았던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핵화 시간표를 명시함으로써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강제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대신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언급해 종전선언 등 북한 측이 요구하는 내용도 논의될 것임을 밝혔다.

결국 관건은 미국이 요구한 핵 사찰과 비핵화 시간표를 북한이 받아들일지에 달려 있다. 북한은 그동안 핵 사찰을 거부한 채 비핵화를 위해서는 미국의 상응 조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북한이 실무협상에서 과거 행보를 반복할 경우 평양 남북정상회담으로 물꼬를 튼 미·북 비핵화 협상이 다시 교착상태에 빠질 위험이 크다. 다만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 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물밑 제안을 했을 가능성은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공동선언 내용 외에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북·미 협상이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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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김석 기자

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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