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가운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은 김성태 원내대표.
김병준(가운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은 김성태 원내대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성”
특위 구성 권한까지 넘겨
계파 이해관계 조정 관건


자유한국당이 당협위원장 교체를 주도할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위원으로 정치적 색깔이 분명한 전원책 변호사를 사실상 확정하고 특위 외부위원 전원의 선임 권한까지 위임함에 따라 금명간 발족할 조강특위가 인적 쇄신을 주도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1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조강특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성”이라며 “누가 봐도 신뢰할 수 있고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는 분을 모셔서 전례 없는 권한을 주는 것이 공정성 시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전 변호사에게 조강특위 위원 구성권한을 위임했다”며 “조강특위 위원장인 저와 전략부총장, 조직부총장이 회의에 참여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전 변호사의) 조건은 당사자들이 본인 지역구에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는 선에서 수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통상 조강특위 구성은 비대위원회의 권한인데, 이를 조강특위 위원인 전 변호사에게 일임했다는 것이다. 전 변호사가 한국당의 영입 제안을 수락하면 조강특위 외부 위원 중 본인을 제외한 3명 전원을 자신이 선임할 수 있게 된다.

당 안팎에선 전 변호사가 합류한 조강특위를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막강한 인적 쇄신 권한을 휘두른 ‘김종인 비대위’에 비견하는 말도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당을 포함한 그 어떤 정당에서도 조강특위에 이처럼 막강한 권한을 준 적이 없다”며 “비대위의 핵심적인 역할인 ‘인적 쇄신’을 파격적으로 추진하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당협위원장 공천은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둔 공천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을 휘두른 김종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영향력에 버금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당시 문재인 전 대표로부터 전권을 약속받았던 김 전 비대위원장과 달리, 이번 조강특위는 당 최대 주주의 지원사격 없이 친박(친박근혜)과 친홍(친홍준표), 복당파 등 여러 계파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편, 한국당의 전국 251개 당협위원장 전원은 이날 일괄 사퇴했다. 조강특위는 당협위원장 실태조사를 통해 기존 위원장을 재선임하거나 새 인물을 선임하는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일괄 사표를 받은 조강특위가 백지상태에서 새 판을 짜는 셈”이라며 “전 변호사가 조강특위 활동에 당이 일절 간섭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김윤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