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국(사진)과 김환기는 1930년대 일본 유학 시절 최신 사조인 추상화를 수용했다. 해방 후 신사실파의 주축을 이룬 두 작가는 한국미술사에서 추상미술의 효시이자, 한국의 색채화가로 우뚝하다.
최근 김환기 점화 추상화 그림이 80억 원대를 훌쩍 넘어 최고가를 치지만, 미술사적 위상은 쌍벽이라 할 만하다. 두 작가가 여러 면에서 대조를 이뤄 흥미롭다.
유영국은 동해와 강원과 경북의 산세를 배경으로 태어나 자랐고, 김환기는 서해 바다와 전라도의 들녘을 눈에 담으며 성장했다. 그런 탓인지 유영국의 중심 색은 초록이고 블루의 색감은 동해 바다처럼 투명하다. 반면 김환기의 블루는 갯벌을 품은 서해 바다처럼 녹색조나 회색조 등 다채롭고 미묘한 색감을 띤다. 특히 김환기가 고국의 산하를, 친구들을 떠올리며 찍었다는 1970년대의 점화는 블루나 블루그레이로 얇게 마무리돼 있다.
1950∼1960년대 김환기가 백자 달항아리 같은 조선적 전통에서 한국미를 찾자, 유영국은 산과 자연 풍광에서 한국적 추상미를 추구했다.
초록색·빨간색·노란색·파란색 등 강렬한 유영국 추상화의 색면 대비는 산세가 겹쳐진 풍경화를 연상케 한다. 특히 산에 주목한 선과 형태, 화면 구성이 엄격하면서도 두껍게 색칠한 유화 작품에는 우리 땅의 서정이 깊다.
유영국의 색과 형상에는 자연 변화가 담겨 있고, 사계절의 아침저녁 기후변화가 선명하다.
파리와 서울을 오가다 뉴욕에 정착한 김환기의 추상화가 추억의 색상이라면, 유영국의 화면에는 한국의 산하를 밟으며 마음에 담은 현실감이 오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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