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에 동성결혼 허용을 요청한 특수부대원 나팟 물타꼼(왼쪽)과 와니다 토사와.
부대에 동성결혼 허용을 요청한 특수부대원 나팟 물타꼼(왼쪽)과 와니다 토사와.
상속·시신인수 자격 인정 방침

대만은 ‘동성결혼 불인정’ 위헌
2년내에 현행법 개정 이뤄질듯


태국 정부가 5월 동성 간 결혼을 허용하는 법안에 대한 초안을 마련한 데 이어 연내에 이를 통과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국가가 될지 주목된다. 현재 동성 간 결혼은 2001년 네덜란드가 세계 최초로 허용한 이후 벨기에와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을 중심으로 20개 국가에서 법률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5일 인디펜던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에 따르면 태국은 전 세계에서 성적 소수자들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국가 중 하나로 통하지만 법률·사회문화 측면에서는 뿌리 깊은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현재 태국에서는 법적으로 남녀 간 결혼만 인정되고 동성끼리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더라도 한쪽이 사망할 경우 다른 한쪽에 상속인 지위나 시신 인수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태국 동성애자의 50% 이상이 공공시설 이용에 차별을 겪고 있으며 수년 전부터 성적 소수자들을 중심으로 법 개정 움직임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동성 커플에 대한 차별을 막기 위해 태국 정부는 올해 안에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며 상속인 지위 및 시신 인수 자격도 인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양자 입양 등은 제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태국은 2015년 성적 소수자에 대한 취업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의 성평등법을 만들었으며 2017년에는 보험업계가 동성 커플 간에도 보험금을 수급할 수 있도록 약관을 개정했다.

성적 소수자들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태국에서는 동성 간 결혼을 허용케 해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2016년에는 여성 특수부대원 나팟 물타꼼(36)이 부대 동료이자 연인인 와니다 토사와(28)와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부대 측에 요청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외 언론은 유럽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 문제에 대해 보수적 색채가 강한 아시아에서 태국과 대만 중 어느 국가가 먼저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나라가 될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대만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5월 동성 간 결혼을 인정하지 않은 현행 법률에 대해 위헌 판단을 내리면서 2년 내 법 개정을 권고했지만 아직 개정 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태국이 올해 내에 법 개정을 완료할 경우 아시아 최초 동성 결혼 허용국이 될 수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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