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다시 설계하라”

정부가 5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체계 개편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지만, 시민사회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다. 오히려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는 형편이다. 전문성, 독립성 강화를 내건 정부안의 형식과 내용이 모두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금운용 측면에서 가입자 대표성을 오히려 훼손할 우려가 크고, 보건복지부가 기금 운용을 통제·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전문가들은 정권으로부터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선 원천부터 재설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한국노총, 참여연대 등 306개 단체가 가입한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연금행동)은 “국민적 합의 없는 기금운용체계 개편을 당장 중단하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기금운용체계 개편안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보고하고 올 연말까지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기금운용체계 개편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제시된 개편안은 기금운용위원의 자격요건을 신설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상근위원 및 소위원회, 사무기구를 설치해 기금위의 실질적 권한과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연금행동은 “형식적인 측면에서 시행령 개정을 통한 기금운용체계 개편은 옳지 않고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며 “기금체계 개편 사안에 대해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도 없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일방적 기금운용체계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오히려 기금운용의 불신을 더욱 부추길 뿐”이라고 성토했다. 내용적으로도 기금위의 실질적인 권한과 독립성을 더욱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금행동은 “개편안에서는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명분으로 기금위원의 자격요건 등을 신설함으로써 현행 가입자 단체 대표의 직접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며 “기금운용에서 가입자 대표성은 훼손할 수 없는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연금행동 관계자는 “복지부 내 사무기구 설치도 부처가 조직을 더 키워 기금운용의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반개혁적인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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