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고 4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8차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언급했지만, 갈수록 경제는 위축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전월 대비 설비투자 증가율은 3∼8월 계속 마이너스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의 최장기 감소다. 실업률 역시 지난 8월에 전년 8월보다 0.4%포인트 높은 4.0%였고, 청년실업률은 10.0%로 10.7%였던 1999년 8월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았다. 고용률은 60.9%로 지난해보다 0.3%p나 떨어졌다.
투자가 감소하면 경제가 성장할 수 없고 일자리도 생기지 않아 실업이 증가한다. 설비투자 감소는 앞으로 한국 경제가 계속 어려워질 것임을 말해준다. 경제성장률에 대한 많은 국내외 연구기관의 전망치는 하나같이 낮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8%, 내년은 이보다 0.2%p 낮은 2.6%로 전망하고 있고, 지난 5월 3%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했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9월에 2.7%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앞으로 경제가 나아질 희망을 찾기 어렵다는 데 있다. 기업 환경이 점점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투자는 기업가정신의 결과다. 기업가는 향후 이윤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면 투자를 늘리고 그렇지 않으면 투자를 하지 않는다. 그런 기업가정신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국가의 제도와 정책이다.
현 정부는 기업가정신을 고취하는 제도나 정책보다는 그것을 훼손하는 제도·정책을 양산했다. 정치적 이념에 바탕을 둔 ‘소득주도 성장’을 내걸며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제로,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 인상 등 기업 활동을 옥죄는 규제를 대거 도입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기업이나 기업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의 권고안 등 친(親)노조-반(反)기업 정책들과 ‘재벌 적폐청산’을 앞세운 반기업 정서로 인해 기업 환경이 황폐해졌다. 이런 환경에서는 기업가정신도, 투자도 활발해질 수가 없다.
더구나 지금 글로벌 경제가 매우 불안한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 간 통상전쟁이 점점 고조되고 있으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터키,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의 통화 가치가 급락을 거듭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정하다. 언제 어디서 다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질지 모를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과연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외부로부터 오는 충격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요인이 아니다. 다만 그 충격의 영향을 적게 받도록 할 수 있을 뿐이다. 그 방법은 건강하고 건실한 경제를 만드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정책 전환을 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정치적 이념에 집착할 때가 아니다. 경제는 정치적 이념과는 관계없이 움직인다는 엄연한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경제를 살리고 성장시키는 주역은 기업과 기업가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기업·기업가들이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 계속 정치적 이념을 고집하며 경제정책을 수행하다간 헤어나기 어려운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
기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는 노동개혁을 포함한 규제개혁에 속도를 내고,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이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기업과 기업가를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것이 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도록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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