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방위 검찰수사 4개월째… 외풍에 흔들리는 사법부

“국회의 법관 탄핵소추 결정
‘정치 판단’가능성에 치명타”

전·현직 법관 국감출석 우려
“불출석·위증혐의 못 피할 것”

특별재판부 특별법 발의까지
법원 “위헌성 시비 이어질 것”


사법농단 의혹으로 4개월 가까이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를 받고 있는 법원이 최근엔 ‘국회발(發)·시민사회발 외풍’으로 시름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사법농단 특별재판부를 새롭게 구성하도록 하는 입법안이 발의된 데 이어, 급기야는 국회가 현직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에 나서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법관 탄핵, 정치적 판단 우려”=한 법조계 인사는 8일 최근 흐름과 관련해 “현직 법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과 헌법재판소의 인용 결정은 형사적 유·무죄와 상관없이 ‘정치적’으로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법관들에게 더욱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법농단 의혹 대부분이 형사적으로 유죄 입증이 어려운 사안들이다 보니 검찰 수사가 장기화하고 있고, 결국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는 형국”이라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법관 탄핵 소추안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와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된다.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법관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전례가 없다.

이와 별개로, 오는 10일 예정된 대법원 국정감사 등에 대한 우려도 감지된다. 전·현직 법관들에게는 또 다른 여론재판의 장인 데다, 이를 피하기 위해 불출석할 경우 그 자체만으로 또 다른 형사처벌의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검찰 입장에서는 국감 등이 확실한 먹잇감을 확보할 절호의 기회”라면서 “사법농단 의혹이 유죄 인정을 못 받더라도 국회 불출석·위증 혐의는 자명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국감 이후에도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할 경우 국정조사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특별재판부는 위헌적 인민재판”=이보다 앞서 대놓고 위헌적인 발상까지 국회에서 제기됐다. 검찰 수사 장기화의 이유로 ‘제 식구 감싸고자 거듭 영장을 기각하는 법원 탓’이라는 여론이 만들어지자, 외부 인사 등이 추천한 판사들로 이뤄진 특별재판부에서 국민참여재판으로 단죄해야 한다는 특별법이 지난 8월 발의된 것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 같은 특별재판부에 대해선 차병직·윤지영 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가 집필한 ‘지금 다시 헌법’에서조차 위헌성을 지적했다”고 역설했다. 차병직 변호사 등이 책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헌법 제101조 등은 어떤 한 사건만을 재판하기 위해 예외 법원을 설치하는 것을 금지하며, 이는 구체적으로 어느 법원이 관할 법원이고 어떤 규칙에 따라 사건이 배당되는지는 미리 확정돼 있어야 함을 뜻한다. 법원 관계자들은 결국 “공정한 재판을 위해 도입하겠다는 특별재판부는 공정성 시비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인 위헌성 시비를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 법원 고위 관계자는 “재판부 선정에 ‘임의성’이 개입되면 사법 신뢰가 근본적으로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김리안·김수민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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