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 청약 새집 갈아타기
기존주택 매각 싸고 혼선불러
두 부처 조율 없이 제도 마련


‘소유권 이전 등기 완료 후 2년 내에 팔아라.’ (금융위원회) vs ‘입주 가능일부터 6개월 내에 팔아라.’ (국토교통부)

규제지역 내 1주택자가 청약을 통해 새 집을 마련할 때 중도금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 집을 언제까지 처분해야 할까. 금융위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설명자료를 보면 답은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의 소유권 등기가 완료된 후 2년 내’다. 금융위는 ‘9·13 대책’ 관련, ‘1주택 보유 세대가 규제지역 내 아파트 분양권에 당첨돼 중도금 대출을 받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런 약정을 맺으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하지만 매각 가능 시한은 두 달 만인 11월부터 갑자기 확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가 ‘9·13 대책’ 후속조치로 ‘규제지역 내 1주택자가 청약을 통해 새 집을 마련할 때 기존 집을 입주 가능일부터 6개월 내에 매각해야 한다’는 청약 규제를 신설해 다음 달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해서다. 국토부는 대출이 아닌 청약 제도만 바꾸려는 것이지만, 청약으로 새 집으로 갈아탈 때 중도금 대출을 받으려던 1주택자 입장에서는 일단 국토부 기준을 충족해야 청약 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등기 완료 후 2년 내’가 아니라 ‘입주 가능일부터 6개월 내’에 기존 집을 팔아야 새 아파트로 갈아탈 수도,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도 있는 셈이다.

같은 상황인데 부처별로 서로 다른 규정을 내놓는 일이 왜 발생했을까. 국토부와 금융위가 조율 없이 각각 청약, 대출 제도를 마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토부는 지난 5일 금융위에 연락해 “매각 시한을 왜 2년으로 뒀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두 부처는 1주택자들이 혼란스러워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서로의 입장만 내세우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유사 사례에 매각 시한 2년을 적용해왔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거의 확정돼 바꾸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미 2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입주 후 6개월 이내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면 갈아타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택 업계 관계자는 “주택 규제가 복잡하다 보니 공무원들도 다른 부처 규정을 몰랐던 것 같다”며 “피해가 없도록 정책을 정교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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