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과 같은 남북 대화 · 협력은
정권 잡은 정치인 간의 교류일뿐
인권 논의 자체가 실종된 상황”
“지금의 남북 관계는 정권을 잡은 정치인 간의 교류와 협력을 늘리겠다는 것이지 북한 주민들의 인권·평화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이 개선돼야 진정한 평화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평화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만의 평화일 뿐입니다.”
윤여상(52·사진)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은 8일 “남북관계에 함몰돼 인권에 대한 논의 자체가 실종된 상황”이라며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촉구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한인권법 개선을 위한 정책 세미나’ 기조발제를 맡은 윤 소장은 북한인권법에 대해서도 “통일부·법무부에 직제를 만들고 공무원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는 기여했지만, 실제 핵심인 북한인권재단은 2년이 지난 지금도 설립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윤 소장은 “이는 여야 간에 정치적 해법을 찾지 못하고 사문화돼 버렸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윤 소장은 “1990년대 식량 부족으로 인한 아사로 최악의 상황을 겪었다”며 “이후 식량·건강·교육 등 경제·사회적 권리 분야에서 점진적인 개선이 있었지만, 시민적·정치적 권리 분야는 지금도 심각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0년대에는 북한 인권 문제의 존재 여부를 둘러싸고 사회적 논쟁이 있었다”며 “지금은 실태 부분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지만, 인권의 관점이 아닌 남북 관계의 일부로 바라보기 때문에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민대 법무대학원 통일융합법무전공 교수인 윤 소장은 북한 전문 연구자로 관련 연구를 수행해 오던 중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난 2003년 5월 북한인권정보센터를 설립했다. 윤 소장은 “탈북자도 아니고 가족 중 이산가족이 있는 것도 아닌데, 연구하다 자연스럽게 시민운동까지 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북한 인권 침해 기록의 데이터베이스화를 주 업무로 하는 북한인권정보센터는 그간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를 전수 조사해 11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축적했다. 피해자에 대한 구제·지원과 국군포로·납북자 등에 대한 교육 및 사후관리도 담당하고 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시민을 대상으로 북한 인권 아카데미·통일 외교 아카데미·탈북자 아카데미·심리 아카데미 등 교육 프로그램도 수년째 정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윤 소장은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 인턴·연구자·후원자가 되기도 하고, 북한에 대한 인식이 대중 속으로 파급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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